김태군 킹메이커 된 후, 나균안의 전화 한 통…롯데 이대호, 올스타 홈런왕 탄생 비하인드

입력 2022-07-17 16: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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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KBO 올스타전’ 홈런레이스에서 롯데 이대호가 5개의 홈런으로 우승을 차지한 후 삼성 김태군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잠실 |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선배님, 제가 던졌다면 10개는 쳤을 거예요(웃음).”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40)는 1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KBO 올스타전 홈런레이스’가 끝난 뒤 전화 한 통을 받았다. 팀 동료 나균안(24)으로부터 걸려온 전화다. 이대호는 “저녁에 (나)균안이가 전화를 했더라. ‘선배님, 제가 던졌다면 10개 정도는 쳤을 겁니다’라면서 웃더라. 나도 ‘10개까지도 필요 없었다’고 딱 한 마디 했다”며 웃었다.

이대호는 이번 홈런레이스에서 홈런 5개로 우승을 차지했다. 2009, 2018년에 이어 개인통산 3번째 우승이다. 1982년생 동갑내기 친구 김태균(2005·2007·2012년)과 역대 홈런레이스 최다 우승 기록 타이를 이뤘다.

그동안 배팅볼을 던져준 파트너 몫도 컸다. 나균안과는 2018년 홈런레이스에서 합을 맞췄다. 당시 이대호는 제러드 호잉(전 한화 이글스)과 결승에서 연장 접전 끝에 우승을 차지했다.

이대호는 나균안이 올스타전에 출전하지 않는 상황에서 새로운 파트너를 구해야 했다. 그래서 김태군(삼성 라이온즈)을 택했다. 이대호는 “홈런레이스 하루 전날(14일)까지 고민했다. 나와 친하면서 손도 덜 떠는 선수를 찾다가 포수들이 공의 회전이 좋다는 점을 고려했다. 그래서 (김)태군이에게 부탁했더니 흔쾌히 ‘잘 던져드리겠습니다’고 하더라”고 밝혔다.

1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KBO 올스타전’ 홈런레이스 시상식에서 이대호가 우승을 차지해 허구연 총재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잠실 |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이대호는 홈런레이스에 앞서 부산에서 서울까지 약 6시간을 직접 운전했다. 가족과 야구장비를 챙기느라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어려웠다. 피로 탓에 “홈런레이스에선 2개 정도 칠 것 같다”고 겸손하게 답하기도 했지만, 결과는 우승이었다.

이대호는 “딸이 ‘2개 친다더니 왜 5개나 쳤냐’고 하더라(웃음). ‘우주의 기운이 다 아빠한테 온 것 같다’고 답해줬다. 아이들도 내게 큰 힘을 줬다”며 “상금으로 탄 금액 중 절반인 100만 원은 태군이에게 주겠다. 남은 금액은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김태군도 ‘킹메이커’로 거듭났다. 그는 “그동안 박용택 선배님, (박)병호 형, 에릭 테임즈와도 함께했지만 준우승만 3번”이라며 “(이)대호 형의 마지막을 함께 장식할 수 있어 정말 좋았다. 중계화면에만 같이 잡혀도 기뻤다. 못 잊을 것”이라고 만족해했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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