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의리-김진욱, 두 고교 최대어 좌완의 엇갈린 희비 [베이스볼 브레이크]

입력 2022-07-28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KIA 이의리(왼쪽), 롯데 김진욱. 스포츠동아DB

이의리(20·KIA 타이거즈)와 김진욱(20·롯데 자이언츠)은 2021 신인드래프트를 앞두고 가장 큰 관심을 모은 투수들이다. 이의리는 자연스레게 KIA의 1차지명을 받았고, 중학교 시절 전학으로 1차지명 대상자가 아니었던 김진욱은 2차 1라운드(전체 1순위)에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같은 좌완투수지만, 스타일은 조금 달랐다. 이의리는 최고 구속 150㎞의 강속구를 지닌 파이어볼러 유형이었다. 김진욱은 직구 구속이 시속 140㎞대 중반으로 이의리에는 못 미쳤다. 하지만 당장 프로무대에서도 마운드의 한 축을 맡을 수 있는 완성형 투수로 평가받았다. 다양한 구종과 안정된 투구폼에 높은 점수를 받았다.


사령탑들도 이들에게 애정을 듬뿍 쏟았다. 맷 윌리엄스 전 KIA 감독은 이의리에게 메이저리그(ML) 통산 216승을 거둔 커트 실링의 성장과정을 들려주고, 그가 2020도쿄올림픽 대표팀에 선발되자 마치 자기 일처럼 기뻐하는 등 남다른 애정을 보였다. 허문회 전 롯데 감독도 다르지 않았다. “김진욱은 올해 1, 2군을 통틀어 100이닝까지만 소화하게 하겠다”고 공언하며 특급신인으로 대우해줬다.


그러나 프로 2년차인 올해까지 둘의 희비는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이의리는 지난해 19경기에서 4승5패, 평균자책점(ERA) 3.61을 기록하며 신인상을 차지했다. 도쿄올림픽 대표팀에 선발돼 국제무대도 경험했다. 올 시즌 역시 19경기에서 6승6패, ERA 3.92로 변함없이 활약하며 데뷔 첫 100이닝(103.1이닝) 돌파에도 성공했다. 9차례의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 시속 146㎞의 직구 평균 구속 등 여러 면에서 업그레이드된 모습이다. 이제는 KIA 선발진에 없어선 안 될 존재로 거듭났다.


김진욱은 지난해 선발과 구원을 오가며 39경기에서 4승6패8홀드, ERA 6.31을 기록했다. 많은 경기를 소화했지만, 높은 삼진(45개)/볼넷(49개)의 비율로 우려를 남겼다. 고교 시절 완성형 투수라는 평가를 받았던 사실을 고려하면, 제구 문제는 다소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올 시즌 성적도 12경기에서 2승5패, ERA 6.31로 만족과는 거리가 멀다. 볼넷은 총 34개를 허용해 9이닝(총 45.2이닝 투구)당으로는 무려 6.7개 수준이다. 지난해 144.5㎞였던 직구 평균구속도 143㎞로 하락했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 또한 김진욱의 부진을 누구보다 안타까워하고 있다. 26일에는 “김진욱이 3주간 불펜피칭을 하는 모습을 지켜보니 꾸준했다. 이는 잘 던질 수 있는 투수라는 뜻이다. 그런데 실전에서 그런 모습이 안 나와서 ‘불펜피칭을 할 때와 똑같이 마운드에서 투구하라’고 주문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진욱은 이날 잠실 두산전에서 0.1이닝 만에 3볼넷(2안타 5실점)을 내주고는 마운드를 떠났다. 이의리와 김진욱의 성적 차이가 마치 KIA와 롯데의 순위 차이만큼이나 뼈아프게 대비되고 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