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영 감독 “‘안나’ 훼손됐다”vs쿠팡 “감독이 수정 거부”[종합]

입력 2022-08-03 16: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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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플레이 오리지널 시리즈 ‘안나’를 두고 끝내 잡음이 발생했다.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으며 성공적으로 시청자들과 만나고 확장판 공개를 앞두고 있던 ‘안나’를 둘러싸고 잡음이 하나둘 수면 위에 오르고 있다. 바로 이주영 감독과 쿠팡플레이 측이 대립각을 세운 것.
앞서 지난 2일 이주영 감독은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시우(담당변호사 송영훈)를 통해 “현재 공개되어 있는 6부작 형태의 ‘안나’는 극본을 쓰고 연출을 맡은 이주영 감독을 배제한 채 쿠팡플레이가 일방적으로 편집한 것으로, 단순히 분량만 줄어든 것이 아니라 서사, 촬영, 편집, 내러티브의 의도 등이 모두 크게 훼손되었다”라고 입장문을 통해 밝혔다.

입장문에 따르면 이주영 감독은 자신이 보지도 못한 편집본에 본인의 이름을 달고 나가는 것에 동의할 수 없어 크레딧의 ‘감독’과 ‘각본’에서 자신의 이름을 빼달라고 요구했으나, 쿠팡플레이는 그조차 거절하였다. 또 문제의 시정을 요구하였으나, 쿠팡플레이는 현재까지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주영 감독 측은 쿠팡플레이가 공개 사과 및 시정조치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가능한 모든 법적 수단을 다할 것이라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이주영 감독은 “‘안나’는 타인보다 우월한 기분을 누리고자 저지르는 ‘갑질’에 대한 우리사회의 단면을 보여주기 위한 메시지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유감스럽게도 쿠팡플레이는 이러한 메시지는 전혀 이해하지 못한 채, 일방적으로 편집한 ‘안나’를 ‘쿠팡플레이 오리지널’이라는 이름을 붙여 공개하였습니다. 그러나 현재 공개된 ‘안나’는 그 어떤 ‘오리지널’도 없습니다. 창작자가 무시, 배제되고 창작자의 의도가 남아나지 않는 ‘오리지널’이란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나’의 편집을 담당했던 김정훈 편집감독 역시 자신의 SNS를 통해 “나는 ‘안나’를 편집한 편집감독이다. 하지만 지난 6월 24일에 본 ‘안나’는 내가 감독과 밤을 지새우며 편집한 ‘안나’가 아니었다”라며 “우리가 만든 8부작이 6부작으로 짜깁기되어 세상에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또 “나는 편집과 관련된 쿠팡의 의견을 담은 페이퍼를 한번도 받아본 적이 없다”라며 “내가 편집한 것이 아닌, 누가 편집했는지도 모르는 ‘안나’에 내 이름이 올라가 있는 것을 견디기 어렵다. 이주영 감독님이 어려운 용기로 목소리를 낸 것에 내가 같은 마음인 이유다”라고 이주영 감독의 주장에 힘을 싣기도 했다.

이런 주장들과 관련해 오늘(3일) 쿠팡플레이 측이 긴 침묵 끝에 입장을 밝혔다. “쿠팡플레이는 ‘안나’의 촬영이 시작된 후부터 일선 현장의 이주영 감독(이하 '감독')과 제작진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와 신뢰를 보내왔습니다. 하지만 감독의 편집 방향은 당초 쿠팡플레이, 감독, 제작사(컨텐츠맵) 간에 상호 협의된 방향과 현저히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또 “지난 수개월에 걸쳐 쿠팡플레이는 감독에게 구체적인 수정 요청을 전달하였으나, 감독은 수정을 거부하였다”라며 “제작사의 동의를 얻어서, 그리고 계약에 명시된 우리의 권리에 의거 쿠팡플레이는 원래의 제작의도와 부합하도록 작품을 편집했고 그 결과 시청자들의 큰 호평을 받는 작품이 제작되었다”라고 자찬하기도 했다.

쿠팡플레이 측은 “감독의 편집 방향성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지난 7월 8일 이미 공식화한 것과 같이, 총 8부작의 ‘안나’ 감독판은 8월 중 공개될 예정”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이 모든 갈등의 시작은 이주영 감독과 쿠팡플레이 측이 원하는 ‘안나’의 편집방향이 달랐기 때문이다.
입장문의 내용처럼 ‘큰 호평’을 받았던 쿠팡플레이 버전의 ‘안나’와 이주영 감독의 감독판 ‘안나’가 어떤 차이점을 보일지, 또 두 작품을 본 대중들이 어떻게 판단할 지도 귀추가 주목되는 이유다.

동아닷컴 최윤나 기자 yyynn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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