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수-이상훈-봉중근 넘어 ‘개인 3번째 시즌 30SV’…‘레전드 로드’ 걷는 LG 고우석

입력 2022-08-17 14: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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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고우석. 스포츠동아DB

LG 트윈스 고우석(24)이 마무리투수로 발돋움한 때는 2019시즌이다. 그 해 4월 21일 잠실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데뷔 첫 세이브를 신고한 것을 시작으로 35세이브를 따내며 단숨에 KBO리그를 대표하는 클로저의 반열에 올랐다. 제구에 불안요소를 드러냈지만, 강력한 구위 하나만으로 모든 약점을 상쇄했다.

2020시즌에는 무릎 수술의 여파로 17세이브에 그쳤지만, 지난해 다시 30세이브 고지에 오르며 남다른 ‘클래스’를 입증했다. 고우석에 앞서 2차례 시즌 30세이브를 작성한 LG 투수는 김용수(1993·1994년), 이상훈(1997·2003년), 봉중근(2013·2014년) 등 3명뿐이었다. 이들 모두는 LG의 레전드로 인정받고 있다. 이들 중 김용수(41번)는 LG가 공식적으로 영구결번을 인정한 선수들 중 유일한 투수다(타자는 9번 이병규·33번 박용택). 고우석이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것은 ‘레전드 로드’로 들어섰다는 의미다.

고우석은 여기서 만족하지 않았다. 올해 6월 17일 고척 키움전에서 개인통산 100번째 세이브를 올렸다. LG 투수로는 김용수, 봉중근에 이은 3번째 기록이다. 이어 16일 잠실 삼성 라이온즈전에선 데뷔 후 3번째로 시즌 30세이브 고지를 밟았다. LG 투수로는 최초 기록이라 돋보인다. 30세이브는 ‘9회 시작 기준 3점차 이내 리드’ 상황에서 팀의 30승을 지켰다는 뜻이다.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제는 LG뿐 아니라 리그 전체로도 독보적인 마무리투수다. 한국(358세이브), 미국(40세이브), 일본(82세이브) 무대 통산 480세이브를 수확한 국내 대표 마무리투수 오승환(삼성)도 지난해 본인의 전성기를 떠올리게 하는 선수로 주저 없이 고우석을 꼽았다. “고우석은 내 세이브 기록은 깨지 못할 것 같다. 그 전에 해외 진출의 길이 열릴 것 같다.” 농담 섞인 발언이었지만, 고우석의 기량만큼은 인정한다는 얘기였다.

LG 고우석. 사진출처 | LG 트윈스 SNS


올 시즌에는 직구-슬라이더의 투 피치에 의존하던 풀타임 마무리 첫해(2019년)와 달리 커브 구사 비율을 11.4%까지 높였고, 체인지업까지 곁들이며 상대 타자와 수 싸움에서도 우위를 점하고 있다. 강력한 구위에 끊임없는 노력을 더하니 발전속도가 가파르다. 자신의 세이브가 팀의 승리로 이어지는 만큼 책임감 또한 날로 커지고 있다.

개인 3번째 시즌 30세이브 고지를 밟은 뒤에도 고우석은 덤덤했다. 올 시즌 세이브 부문 1위다. 생애 첫 개인 타이틀에도 바짝 다가선 그는 “(유)강남이 형, (허)도환이 형 등 좋은 리드를 해준 포수들과 뒤를 든든히 지켜주는 야수 형님들께 정말 고맙다”며 “30세이브도 좋지만, 여느 때와 다름없는 한 경기로 생각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레전드 로드’를 걷고 있는 고우석의 향후 행보가 더욱 기대된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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