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 “생고생…범생이 캐릭터에 호되게 혼났죠”

입력 2022-08-18 06:57: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넷플릭스 ‘모범가족’에서 마약조직에 연루되는 가장 역을 맡은 정우는 “평범한 캐릭터를 만만하게 봤다가 큰 코 다칠 뻔했다”며 몸을 혹사한 촬영현장을 돌이켰다. 사진제공|넷플릭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모범가족’ 정 우


마약 조직과 얽힌 대학교수역 맡아

땅에 묻히고 맞고 쫓기고 극한 촬영

리얼한 날 것 연기로 현장감 극대화

상대역 박희순, 든든한 최고의 선배
배우 정우(41)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모범가족’ 촬영을 돌이키며 혀를 내둘렀다. 12일 공개된 시리즈에서 마약 조직과 얽히게 된 파산과 이혼 직전의 대학교수 역을 맡은 그는 거친 액션을 펼쳐야 했던 이전 역할들과 다른 “범생이 캐릭터”를 “만만하게” 보고 촬영에 임하다 “호되게 혼났다”고 했다.

17일 화상 연결을 통해 만난 정우는 때리지 않는 대신 맞아야 했고, 쫓지 않는 대신 쫓겨야 했던 캐릭터를 표현하며 “액션 연기만큼이나 힘든 게 리액션 연기이었고,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대사조차 많지 않아 ‘고구마 캐릭터’라 불리기도 했던 역할에 대해 “이왕이면 ‘달콤한 고구마’가 됐으면 한다”며 큰소리로 웃었다.

○“살 빼고 땅에 묻히고…”

대본을 읽었을 때 “생각 없이 넘겼던 장면” 조차도 쉽지 않았다. 앞으로 대본을 고를 때는 “지문 하나하나 까지 꼼꼼히 체크”하자고 마음먹었을 정도다. 가장 힘들었던 장면은 마약 조직에 붙잡혀 산 채로 “땅에 묻히는 신”이었다.

“실제로 크레인으로 땅을 파내고 그 안에 들어갔어요. 흙 사이에 돌들이 섞여 있어서 돌에 얼굴을 맞기도 했죠. 흙을 피하려고 고개를 돌리거나 몸을 비틀면 리얼함이 살지 않았기 때문에 쏟아지는 흙을 똑바로 봐야 했어요. 게다가 극한의 감정 상태를 유지해야 하니 쉽지 않았죠.”

왜소하고 힘없는 가장의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체중까지 감량했다. 원래도 “체지방이 많지 않은 몸”이기 때문에 살을 빼는 과정이 더욱 힘들었다.

“평소 체중을 71kg 정도로 유지하는 편인데 역할을 위해 66kg까지 살을 뺐어요. 그 몸으로 전력질주하면서 도망쳐야 했어요. 튀지 않는 인물을 표현하기 위해 의상도 전부 무채색 계열로 입고 머리스타일로 신경 쓰지 않으려 했죠.”

○“박희순, 최고의 배우이자 리더”

정우를 쫓는 마약 조직의 2인자를 연기한 박희순은 인터뷰를 통해 정우를 “지독한 연습벌레”라고 표현했다. “쉴 새 없이 대사를 중얼거리는 모습을 몇 번이나 목격했다”고 했다. 하지만 정우는 “오히려 이번엔 연습을 덜 한 편”이라며 쑥스러워했다.

“전 작품들에서는 연습을 더 많이 한걸요. 연습이 많이 필요한 연기도 있지만 현장에서 바로바로 느끼고 표현하는 리얼한 날 것의 연기가 이번 작품에 더 필요하다 생각했어요.”

칭찬을 아끼지 않는 선배 박희순에게 “고마울 따름”이라는 그는 “선배님은 늘 동경하고 본받고 싶은 선배다. 나뿐만이 아니라 선배님과 함께 했던 모든 배우들이 그렇게 생각할 것”이라며 힘줘 말했다.

“지금 촬영하고 있는 드라마 ‘멘탈 코치 제갈길’ 촬영장에서 배우들과 이야기를 하다가 선배님 얘기가 나온 적이 있어요. 모두가 짠 듯이 이구동성으로 ‘최고의 선배’라고 말했죠. 선배님은 최고의 배우이기도 하지만 그 이전에 정말 따뜻하고 좋은 사람이에요. 이번 작품에서도 제가 사건의 시발점이 되는 역할을 했지만 현장의 진짜 리더는 바로 선배님이셨죠.”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