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된 韓日전 참사, ‘고베와 ACL 8강 격돌’ 전북이 끊을 수 있을까?

입력 2022-08-22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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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현대 김상식 감독. 사진제공ㅣ한국프로축구연맹

2006, 2016년에 이어 통산 3번째 아시아 클럽 정상을 노리는 K리그1(1부) 전북 현대가 비셀 고베(일본)와 2022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4강 진출을 다툰다. 16강전이 끝난 뒤 진행된 올해 ACL 8강 토너먼트 대진 추첨(20일)에서 고베와 묶인 전북은 22일 오후 4시 일본 사이타마 스타디움 2002에서 한·일전을 펼친다.

전북의 8강 진출은 이번이 9번째다. 그러나 2016년 정상을 밟은 이후 번번이 8강 이상의 성적을 내지 못했고, 이 과정에서 조별리그 탈락(2020년)도 경험했다. 올 시즌 행보도 순탄치만은 않았다. 중립지역에서 펼쳐진 조별리그(H조)에서 승점 12(3승3무)를 확보해 조 2위로 어렵사리 16강에 올랐고, 사이타마 고마바 스타디움에서 단판승부로 치러진 대구FC와 ‘K리그 팀 킬’에선 연장 혈투 끝에 간신히 2-1로 이겼다.

전북이 만날 고베는 J리그에서 최하위권으로 내려앉았으나 전력은 탄탄하다. 올 시즌 전반기까지 K리그1 인천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한 ‘몬테네그로 폭격기’ 무고사가 버티고 있고, 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친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스페인)를 비롯해 보얀 크르키치, 세르히 샴페르 등이 포진해 있다. 모두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최고 명문 FC바르셀로나를 거쳤던 특급 스타들이다.

요코하마 마리노스와 16강전도 대단했다. 전북이 완전히 라인을 내린 채 ‘선수비-후역습’으로 일관한 대구에 크게 고전한 반면 고베는 J리그 최강 요코하마를 상대로 과감한 공세를 펼쳐 3-2 승리를 일궜다. 최근 들쭉날쭉한 경기력으로 울산 현대와 K리그1 우승 레이스에서 다소 밀린 전북으로선 고베의 막강 화력을 경계해야 한다.

전북-고베전이 주목받는 데는 다른 이유도 있다. 최근 반복돼온 한·일전 참사의 여파 탓이다. 파울루 벤투 감독(포르투갈)이 이끄는 국가대표팀은 지난해와 올해 2차례 일본 원정 맞대결에서 잇달아 0-3 참패의 수모를 겪었고, 콜린 벨 감독(잉글랜드)의 여자대표팀 역시 일본 원정에서 무릎을 꿇었다. 심지어 각급 연령별 대표팀까지 고개를 숙였다. 16세 이하(U-16) 대표팀과 황선홍 감독의 U-23 대표팀도 나란히 0-3으로 패했고, 대학선발팀마저 0-5로 대패해 큰 충격을 안겼다. 비록 클럽 대회이긴 하지만, 전북으로선 한·일전의 악몽을 반드시 끊어야만 하는 부담까지 안고 있다.

다행히 사이타마는 전북에 유쾌한 장소다. 2013년 ACL 조별리그에서 이 곳을 안방으로 사용하는 우라와 레즈를 3-1로 격파했고, 2019년 대회 조별리그에서도 우라와를 1-0으로 제압하며 16강 진출의 기쁨을 누렸다. 공교롭게도 또 다른 8강전이 우라와와 BG빠툼(태국)의 대결로 정해진 까닭에 고베를 꺾을 경우 전북은 25일 3년 만에 다시 한번 우라와를 만난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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