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백정현. 스포츠동아DB

삼성 백정현. 스포츠동아DB


“선수 본인 마음이 가장 힘들 거예요.”

삼성 라이온즈 좌완투수 백정현(35)은 올 시즌 승리가 아직 없다. 17경기에서 0승12패, 평균자책점(ERA) 5.87, 이닝당 출루허용(WHIP) 1.53에 그치고 있다. 국내투수들 가운데 ERA(2.63), 다승(14승) 1위에 오른 지난해보다 투구 컨디션이 저조했으나, 승운이 따르지 않은 날도 적지 않았다.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작성한 날에는 득점지원이 모자랐고, 선발승 요건을 갖춘 날이면 불펜 실점으로 승패 없이 물러났다.

불운은 8월 들어서도 이어졌다. 8월 2경기에선 14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작성한 QS 1회를 포함해 11.1이닝 동안 2점밖에 허용하지 않았다. 그러나 승리 없이 1패만 떠안았다. 그 중 21일 대구 NC 다이노스전에선 6회초 노진혁의 머리를 맞혀 헤드샷 퇴장까지 당했다. 이날 안타를 9개나 허용했음에도 5.1이닝 동안 볼넷을 단 1개도 내주지 않고 2실점으로 버텼으나, 돌아온 것은 패전이었다.
득점지원이 매우 적었다. 삼성 타자들은 21일에도 헤드샷 퇴장 전까지 단 1점도 지원하지 못했다. 올 시즌 득점지원으로 범위를 넓히면 더욱 체감된다. 경기당 1.24점이다. 삼성 투수들 가운데 가장 적다. KBO 기록통계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규정이닝의 70%를 소화한 리그 전체 선발투수 중에서도 최저다.

이에 대해 박진만 삼성 감독대행은 23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 앞서 “이전 등판에선 그런(헤드샷 퇴장되는) 상황까지 생겨 더 아쉽더라. 경기가 끝난 뒤 선수에게 별다른 이야기를 하진 못했다. 아무래도 선수 본인 마음이 가장 힘들지 않겠나. 투수 파트에서 따로 잘 다독였을 것”이라며 “나 역시 현역 시절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경우다. 안타까울 따름이다. 그래도 투구 내용이 나쁜 것은 아니다. 다만 승운이 따르지 않았을 뿐”이라고 말했다.

인천 |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