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곳곳에 ‘이태원 참사’ 추모 물결

입력 2022-11-01 09: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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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디 아픔 없는 곳에서 편히 쉬시길…”. 31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 인근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임시 추모공간에서 시민들이 희생자들을 애도하고 있다. 길 위에 놓인 많은 근조화들이 보는 이들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한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꽃다운 나이잖아요, 아직 할 일이 많은데…왜 이런 일이”

분양소엔 시민들 줄이어…온라인도 애도
배우 이지한도 참사…동료들 빈소서 절규
OTT·방송사들 연예프로 취소·연기 잇따라
가수 이찬원은 ‘노래 안했다’고 폭언 당해
“아이가 너무 예뻐요. 꽃다운 나이잖아요. 아직 아이의 마지막 모습을 못 봤어요.”

딸을 잃은 어머니는 울먹이며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이태원 참사’로 154명의 꽃다운 청춘들을 하늘로 보낸 지 이틀 째. 전국 곳곳에 합동분향소가 설치돼 추모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온·오프라인에 추모의 발길

정부, 지자체 등은 사고 사망자들을 애도하기 위한 합동분향소를 설치·운영한다. 서울시는 31일부터 국가애도기간인 11월 5일까지 서울광장에서 합동분향소를, 용산구도 녹사평역 광장에 합동분향소를 24시간 운영한다. 전국 각지에 속속 마련되고 있는 합동분향소에는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해 사망자들을 애도하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추모의 물결은 온라인에서도 일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의 추모 게시판에는 누리꾼 조문객들의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 세계 1위 포털 구글도 메인 화면에 검은 리본을 노출해 애도했다.


●배우 이지한, 참사로 사망…예능 공개 연기

이번 참사로 엠넷 ‘프로듀스 101’ 시즌2 출신 배우 이지한과 LG트윈스와 KIA타이거즈에서 치어리더로 활동했던 김유나가 세상을 떠났다. 24세 동갑내기인 이지한·김유나의 비보에 추모가 잇따르고 있다. 이지한의 빈소가 마련돼 있는 경기 고양시 명지병원과 서울대병원의 김유나 빈소엔 동료들의 추모가 이어지고 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 방송사들은 이번 주 일정을 줄줄이 취소하거나 연기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4일 선보일 예정이었던 새 시리즈 ‘더 패뷸러스’ 공개를 잠정 연기했고, 쿠팡플레이도 새 연애 예능 ‘사내 연애’ 공개일을 4일에서 뒤로 미루기로 했다.

MBC는 예능 ‘일타강사’ 첫 방송을 2일에서 9일로 미뤘고, MBN은 지난 30일 연애 예능 ‘뜨겁게 안녕’ 첫 방송을 결방한 데 이어 31일 처음 선보이는 ‘돌싱글즈 외전- 괜찮아, 사랑해’도 결방하기로 했다. 10·20대가 즐겨 찾는 채널 엠넷도 이번 주 ‘아티스탁 게임’, ‘스트릿 맨 파이터’, ‘엠카운트다운’, ‘쇼미더머니 11’ 등을 줄줄이 결방한다.

한편 가수 이찬원이 이태원 참사를 애도하기 위해 지방 공연에서 노래를 부르지 않았다가 관객으로부터 폭언을 듣는 등 봉변을 당했다.


●‘그 날’의 진실은 밝혀질까


서울경찰청 수사본부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31일 오후 이태원 사고현장에서 합동 감식을 진행했다. 앞서 경찰은 사고 원인 조사를 위해 475명 규모의 특별수사본부를 꾸리고, 사고 현장 인근의 폐쇄회로(CCTV) 51개 영상을 확보해 분석에 들어갔다. SNS에 올라온 영상물도 정밀분석 중이다. 목격자, 인근 업소 종업원 등 44명을 상대로도 조사를 실시했다.

경찰과 행정당국의 부실대응에 대한 비판이 일고 있다. 사고 하루 전인 28일 “수만 명이 몰려 대형사고가 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음에도 사전대책을 세우지 않아 안전을 소홀히 했다는 지적이다.

용산구는 많은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핼러윈을 앞두고 긴급대책회의를 열었지만 안전대책은 논의되지 않았다. 용산구는 “27∼29일에 직원 150여 명을 동원해 비상근무를 했다”고 해명했지만 결과는 역부족이었다.

사고 당일 경찰은 137명을 현장 배치했지만 대부분 안전관리가 아닌 성범죄, 마약, 절도 등을 단속하는 임무를 수행한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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