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라커룸서 일하는 자부심” SSG 전세웅 라커장 [PS 피플]

입력 2022-11-07 1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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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전세웅 라커장. 인천 |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꿈만 같았죠. 정말 ‘신’을 만난 느낌이었어요.”

올해 3월부터 SSG 랜더스 ‘라커장’으로 일하고 있는 전세웅 씨(22)는 아직도 처음으로 김광현(34)을 만난 순간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그는 “뭘 할지 몰라 우물쭈물하고 있는 저에게 먼저 말을 걸어주며 적응을 도와주셨다. 야구를 워낙 좋아해 ‘신’을 만난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야구팬들에게 생소할 수 있는 라커장은 구단마다 선수들의 편의를 위해 라커룸에 배치한 1~2명의 직원을 말한다. 스파이크 세척, 물품 분배, 라커룸 정리 등을 도와 선수들이 최대한 야구에만 집중할 수 있게 돕는 이들이다.

SSG 팬 출신인 전 씨는 인천SSG랜더스필드 시큐리티 업무에 지원했다가 우연치 않게 라커장으로 일할 기회를 얻었다. 그는 “키가 조금 크고, 덩치도 있다 보니 라커장 업무 제의를 받게 됐다. 매일 선수들을 볼 수 있어 나에겐 너무 좋은 제안이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국내 최고 시설에서 라커장으로 일할 수 있다는 게 너무 행복하다. 정말 넓고 쾌적해 여러 업무를 동시에 수행해도 불편함이 크게 없다. 원정 라커룸은 가보지 않아 잘 모르겠지만, 우리 구장만한 곳은 없을 것 같다. 자부심을 느끼며 일하고 있다”고 밝혔다.

SSG 전세웅 라커장. 인천 |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라커장으로 일하는 첫 시즌에 곧바로 경험하게 된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 이번 KS가 연일 혈전으로 전개되다 보니 전 씨는 선수들의 치열한 전쟁터를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었다. 그는 “1차전까지만 해도 정규시즌과 다른 점을 크게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2차전과 5차전을 준비하면서 선수들의 치열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공기 자체가 다르더라. ‘이게 가을야구구나’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봄부터 초겨울까지 선수들과 긴 시간을 보내다 보니 예상치 못한 친분도 쌓였다. 전 씨는 “(김)택형이 형이 정말 잘 챙겨주신다. 신발도 선물 받았고, 쉴 때는 게임을 같이 하며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추신수 형은 너무 큰 존재라 처음에는 다가가기가 무서웠는데, ‘형이라고 불러’라고 해주시며 오히려 먼저 편하게 해주셨다”고 말했다.

KS는 7일부터 오로지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만 열린다. SSG의 팬이기도 한 전 씨는 팬들과 마찬가지로 최고의 마무리를 꿈꾸고 있다. 그는 “내가 일하는 홈구장에서 KS 우승을 확정짓기를 간절히 바란다. 선수들이 최고의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게 더 열심히 경기를 준비하겠다”고 굳게 다짐했다.

인천 |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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