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 지킨 것 같다” 생애 첫 최동원상까지, ML서 KBO로 ‘최상 복귀 시나리오’ 쓴 김광현

입력 2022-11-13 16: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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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김광현. 스포츠동아DB

“내가 한 약속들을 지킨 것 같다.”

SSG 랜더스 김광현(34)은 또 한번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 우승을 확정한 ‘헹가래 투수’가 됐다. KS에서만 개인통산 3세이브(2010·2018·2022년·1세이브씩)다. 전신 SK 와이번스 시절부터 SSG로 새롭게 출발한 뒤 첫 우승까지 마지막 순간에는 늘 그가 있었다. 키움 히어로즈를 상대로 한 올해 KS 5차전에 선발투수로 나섰던 그는 이튿날 또 다시 마운드에 오르는 투지를 발휘했다. “마지막에 나서는 것은 정말 큰 영광”이라며 “감독님께서 기회를 주신다면 언제든 나가서 던지고 싶다”고 한 약속을 지킨 것이다.

김광현의 올 시즌 활약상과 KS에서 보여준 투혼을 높이 산 최동원기념사업회는 11일 그를 제6회 최동원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최동원상은 초대 수상자 양현종(2014·2017년·KIA 타이거즈)과 유희관(2015년), 장원준(2016년) 이후 조시 린드블럼(2018·2019년), 라울 알칸타라(2020년), 아리엘 미란다(2021년·이상 두산 베어스) 등 외국인투수들이 4년 연속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기념사업회에 따르면, 이 중 4차례 후보로 거론됐던 김광현은 4전5기 만에 생애 첫 최동원상을 품에 안았다.

김광현은 1984년 KS 7경기 중 5경기에 등판해 홀로 4승(1패)을 올린 고(故) 최동원(롯데 자이언츠)의 투혼을 떠올렸다. 최동원상 수상자로 선정된 뒤 그는 “최동원상은 대한민국 프로야구의 한 획을 그은 대투수의 이름을 딴 상이다. 그 어떤 상을 수상한 것보다 영광”이라며 “최동원 선배님의 열정적인 노력과 투구를 보며 자랐다. 올해 KS 5차전에 이어 6차전에 등판한 원동력도 최동원 선배님을 보고 자란 영향이 컸다”고 말했다.

김광현이 지킨 약속은 KS에서 잇단 등판뿐만이 아니다. KBO리그로 복귀해 처음 약속한 것은 “선발승 여부를 떠나 내가 등판한 날에는 팀이 꼭 이기게 하겠다”는 약속이었다. 구체적으로는 ‘선발등판 시 팀 승률 8할’이었다. SSG는 올 정규시즌 김광현이 선발등판한 28경기에서 20승1무7패를 기록했다. 약 74%의 승률이다. 당초 목표 수치에는 약 6% 모자라지만, 승리의 아이콘으로는 전혀 손색없었다. 외국인투수 윌머 폰트가 선발등판한 날 팀 승률(18승1무9패·약 67%)과도 차이가 작지 않다. 더욱이 김광현은 KS 마지막 경기 승리까지 지켜냈다.

김광현은 메이저리그에서도 충분히 선수생활을 연장할 수 있다고 평가받았다. 직장폐쇄 등의 여파로 아쉬움을 뒤로 한 채 국내무대로 복귀했지만, 더할 나위 없이 화려한 복귀 첫 시즌을 보내며 아쉬움을 털어냈다. 그는 “한국으로 돌아와 팬들 앞에서 했던 약속들을 지킨 것 같다. 우리 팬들도, 나도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것 같아서 정말 기쁘다”고 밝혔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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