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석의 뚝심 투자…‘만년 적자’ 꼬리표 뗐다

입력 2022-11-14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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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이 2014년 로켓배송을 내놓은 뒤 8년 만에 첫 분기 영업 흑자를 달성했다. 김범석 쿠팡 Inc 의장. 사진제공|쿠팡

쿠팡 ‘로켓배송’ 도입 8년 만에 첫 분기 영업 흑자

3분기 영업익 1037억 깜짝 실적
수년째 수조원 대규모 투자 결실
OTT·핀테크 등 신사업도 활발
‘연간 흑자 전환 달성 여부’ 주목
쿠팡이 ‘로켓배송’ 도입 8년 만에 첫 분기 영업 흑자를 내면서 ‘만년 적자기업’이란 꼬리표를 뗐다. 2010년 소셜커머스로 사업을 시작한 쿠팡은 2014년 직매입 서비스인 로켓배송을 내놓으면서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왔다. 계속된 적자 탓에 여러 차례 위기설도 나돌았다. 하지만 ‘계획된 적자’라는 김범석 쿠팡 Inc 의장의 뚝심은 결국 통했다.


●활성고객과 1인당 매출도 오름세

쿠팡은 3분기 영업이익 1037억 원(분기 평균환율 1340.5원)을 기록했다. 2014년 로켓배송 도입 후 첫 흑자 전환이다. 당기순이익도 1215억 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 증가한 6조8383억 원을 기록했다.

쿠팡이 이번에 발표한 3분기 실적은 업계와 증권가의 기대치를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다. 쿠팡은 지난해 3월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한 뒤 분기마다 2500억∼5000억 원대의 영업 적자를 냈다. 올해 1분기와 2분기 연속으로 적자를 줄이면서 흑자 전환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기는 했지만, 예상보다 더 가파르게 수익성을 개선했다는 평이다.

쿠팡의 활성고객(제품을 한번이라도 구매한 고객)과 1인당 고객 매출도 오름세다. 활성고객 수는 지난해보다 7% 늘어난 1799만2000명, 1인당 고객 매출은 19% 늘어난 약 38만 원을 기록했다.

쿠팡 모바일 앱(위), 배송 트럭. 사진제공|쿠팡



●“자동화 기술에 지속 투자”

쿠팡은 2014년부터 이른바 ‘계획된 적자’를 이어왔다. 물류 인프라 확충과 자동화 기술 등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지난 수년 동안 수조원 이상을 투자해 전국 30개 지역에 100여 개 이상 물류 센터와 배송 캠프를 구축했고, 자동화 기술에 대한 투자도 꾸준히 늘려왔다. 쿠팡은 2024년까지 광주·대전 지역에 신규 물류센터 추가 건립을 추진하는 등 앞으로도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온라인 동영상서비스(OTT) ‘쿠팡플레이’, 배달 플랫폼 ‘쿠팡이츠’, 핀테크 ‘쿠팡페이’ 등 신사업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김범석 의장은 “기술, 풀필먼트, 라스트 마일(최종 배송단계)을 통합한 독보적인 물류 네트워크에 지난 7년간 수십억 달러를 투자한 결실이다”며 “앞으로도 프로세스 최적화, 머신러닝과 로보틱스를 포함한 자동화 기술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겠다”고 말했다.

이제 업계의 관심은 쿠팡의 연간 흑자 달성에 모아진다. 쿠팡은 1분기 약 2600억 원, 2분기에는 약 800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3분기 누적으로 보면 아직 약 2400억 원 적자다. 때문에 올해 연간 흑자 전환은 쉽지 않아 보인다. 다만 활성고객과 1인당 고객 매출의 지속 증가, 마진율 개선 등은 변수가 될 전망이다. 네이버의 ‘도착 보장 서비스’ 출시, 스마트 물류 통합 솔루션을 출범한 롯데·영국 오카도 연합 등 시장 경쟁이 더 치열해지고 있다는 점도 쿠팡이 넘어야 할 과제다.

김명근 기자 dionys@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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