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양, 원종현, 이명기, 오태곤(왼쪽부터)은 C등급 FA다. 즉시전력으로 활용할 수 있는 이들이지만, 일정 수준의 보상금만 지불하면 영입이 가능해 매력적이다. 이번 FA 시장에선 알짜 C등급 선수들의 가치가 상승할 전망이다. 스포츠동아DB
KBO가 13일 공시한 FA 자격선수 40명 중 C등급으로 분류된 선수는 총 15명이다. 이태양, 오태곤, 최정(이상 SSG 랜더스), 김진성(LG 트윈스), 전유수, 신본기, 박경수(이상 KT 위즈), 고종욱(KIA 타이거즈), 원종현, 이명기(이상 NC 다이노스), 김대우, 오선진(이상 삼성 라이온즈), 강윤구(롯데 자이언츠), 임창민(두산 베어스), 장시환(한화 이글스)이다.
이 중 2018시즌 후 SK 와이번스(현 SSG)와 6년 최대 106억 원에 다년계약을 한 최정과 은퇴한 전유수 등은 제외된다. FA를 신청할지 여부도 관심사다. KBO는 15일까지 FA 권리 행사의 승인을 신청 받은 뒤 이튿날 이를 공시할 예정이다.
이번 C등급 FA 선수 명단에는 팀마다 전력의 한 축을 맡고 있는 선수들이 다수 포함돼 있어 눈길을 끈다. 그 중 투수들이 특히 주목 받는 분위기다. 올 시즌 선발과 구원을 오가면서도 안정적 활약을 펼친 이태양은 물론이고 각 팀의 주축 불펜투수로 뛴 원종현, 장시환, 김대우, 방출 이후 재기한 김진성, 임창민 등이 FA 자격을 얻었다.
프로 13년차에 FA 자격을 처음 얻은 이태양은 올 시즌 SSG가 역대 최초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달성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한 선수다. 30경기에 등판해 8승3패1홀드, 평균자책점(ERA) 3.62, 이닝당 출루허용(WHIP) 1.25로 활약했다. 선발로 나선 17경기 중 절반이 넘는 9경기를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로 장식했다. 불펜에서도 등판 루틴의 변화에 흔들리지 않고 안정적 투구를 펼쳤다는 평가다.
불펜투수들 중에는 원종현이 생애 처음으로 FA 자격을 얻었다. 만 35세를 넘어 C등급 FA로 분류된 그는 여느 A등급 불펜투수 못지않은 기량을 갖췄다고 평가받는다. NC의 핵심 불펜으로 통산 501경기에서 27승28패82세이브86홀드, ERA 4.02, WHIP 1.32를 남겼다. 올 시즌에는 68경기에서 5승무패1세이브13홀드, ERA 2.98, WHIP 1.14로 빛났다.
이번 C등급 FA 선수들 중에선 또 야수층을 두껍게 할 선수들도 적지 않다. 1군 주전 선수로 풀타임 시즌을 여러 차례 뛰거나 도약 가능성을 보인 신본기, 이명기, 오선진, 오태곤 등이 포함됐다. 이 가운데 이명기, 오태곤은 한국시리즈 우승 경험까지 갖춘 야수들이다. 선수단에 경험을 필요로 하거나 선수층 강화를 노리는 구단으로선 알짜배기 영입이 될 전망이다.
C등급 FA는 A, B등급보다 보상 규정이 까다롭지 않다. C등급 FA를 영입한 구단은 원 소속구단에 보상선수를 보내지 않아도 된다. 직전 시즌 연봉의 150%만 지급하면 된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