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 정성화 “스크린 속 안중근, 사명감으로 연기”      

입력 2022-11-22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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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영웅’에서 안중근 의사 역을 맡은 정성화가 미소 띤 얼굴로 21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점에서 열린 제작보고회 무대에 오르고 있다. 주현희 기자 teth1144@donga.com

12월 개봉 뮤지컬 영화 ‘영웅’ 배우 정성화

‘뮤지컬 안중근’ 14년간 했지만
윤제균 감독 제안에 깜짝 놀라
모든 곡 현장서 라이브로 녹음
14kg 감량도…열정 불 살랐죠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꼭 기억해야 할 안중근 의사를 연기할 수 있어 영광스러웠다.”

배우 정성화(47)가 도마 안중근 의사가 걸었던 삶의 궤적을 스크린에 생생하게 담아낸다. 올해 연말 개봉하는 뮤지컬영화 ‘영웅’(제작 JK필름)을 통해서다. 그는 1909년 10월 중국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뒤 일본 법정에서 사형 판결을 받고 순국한 안중근 의사가 거사를 준비하는 때부터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까지 마지막 1년을 영화에 담아 그린다. 독립투사로서 모습뿐 아니라 누군가의 남편과 아들이자 두 아이의 아버지였던 ‘인간 안중근’의 모습을 담아낸다.

21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제작보고회에서 정성화는 안중근을 연기하며 느낀 “사명감과 책임감”을 강조했다. “연기하면서 나라는 사람과 안중근 의사라는 훌륭한 인물이 너무 차이가 나는 게 아닌가 생각했다. 안중근 의사만큼은 아니지만 저 또한 열심히 살아가려고 하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현장에서 100% 라이브 소화”

‘영웅’은 2009년 초연된 이후 여전히 무대에 오르고 있는 동명의 창작 뮤지컬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정성화는 초연 무대부터 올해 12월 3일 개막하는 9번째 공연까지 무려 14년 동안 안중근 역으로 무대를 이끌고 있다. 연출자 윤제균 감독이 그의 출연 여부를 가장 중요시 여겼다고 돌이킨 것도 당연한 듯 보인다.

정성화는 사실 10년 전 자신의 뮤지컬을 관람한 윤 감독으로부터 “이 작품을 영화로 만들 것”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만 해도 자신이 주연을 맡게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는 “당연히 노래 잘하는 다른 배우가 역할을 맡을 거라 생각했다. 그리고 (원작 뮤지컬의 주연 자격으로)그분을 도와 드려야겠다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감독님이 감사하게도 ‘성화야, 네가 해줘야 한다’고 말씀해주셨다”고 돌이켰다.

영화에 등장하는 모든 뮤지컬 넘버도 현장에서 라이브로 녹음했다. 하지만 베테랑 뮤지컬 배우인 정성화에게도 여러 변수가 많은 현장은 절대 녹록하지 않았다. 그는 “모든 음향시스템이 갖춰진 뮤지컬 무대와는 달랐다. 백그라운드 뮤직이 깔리지 않은 상황에서 노래를 해야 하기도 했다”며 “얼굴 클로즈업이 많았는데 고음으로 노래할 때 찡그리는 표정을 조절하며 연기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촬영 전부터 연구를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배우 정성화가 21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점에서 열린 영화 ‘영웅’ 제작보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14kg 감량, 러시아어 공부까지”

뮤지컬 무대 위에서 내뱉는 대사와 카메라 앞에서 연기해야 하는 대사의 차이도 명확했다. “영화 속 대사를 노래로 하는 건 부자연스러운 일이 될 수도 있다”고 솔직히 말한 그는 “무대에서와 달리 정제된 노래가 아니라 장면의 진심을 최대한 쏟아내 표현하려고 했다. 반면 무대 위 과잉된 감정은 더 자연스럽게 억누르려 했다”고 강조했다.

캐릭터를 위해 체중도 줄였고 러시아어도 공부했다. “모든 사람이 너보고 안중근이라 느껴야 한다”는 윤 감독의 조언에 따라 공연 무대를 병행하며 체중을 14kg이나 덜어냈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펼치는 연설 장면에서 긴 러시아어 대사를 소화한 그는 “녹음된 러시아어를 매일 아침 남산에 올라 외웠다”고 돌아봤다.

영화와 뮤지컬이라는 매체의 확연한 차이, 하지만 안중근의 뜨거웠던 삶을 되살려내기 위한 배우의 열정은 다를 수 없다는 듯했다. 촬영현장의 결코 쉽지 않았을 과정을 돌이키는 정성화의 열정이 포스터 속 안중근의 의연한 이미지에 박혀 있는 것처럼 보였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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