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르달라스 접촉설, 한국축구가 ‘처음’일 이유는 없다! [사커토픽]

입력 2023-01-2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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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세 보르달라스 전 발렌시아 감독.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한국축구의 새해 초 최대 과제는 2022카타르월드컵 이후 공석인 국가대표팀 사령탑 선임이다. 대한축구협회(KFA)는 마이클 뮐러(58·독일)에게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을 맡겨 파울루 벤투 전 감독(54·포르투갈)의 뒤를 이을 신임 사령탑 선임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와중에 흥미로운 소식이 터졌다. 호세 보르달라스 전 발렌시아 감독(59·스페인)이 ‘포스트 벤투’ 후보로 지목된 것이다. 아스, 마르카 등 스페인 매체들은 18일(한국시간) “KFA가 보르달라스 전 감독을 최근 수주 동안 조사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앞서 뮐러 위원장이 “백지 상태에서 (감독 선임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고, KFA는 “아직 접촉한 후보는 없다”고 선을 그었으나, 교감을 나눴을 가능성까지 배제할 순 없다. 실제로 많은 에이전트들이 ‘무직’ 상태인 감독들의 추천 이력서를 보내오고 있다.

그런데 보르달라스는 ‘클럽 전문가’다. 1993년 지도자생활을 시작한 뒤 엘체, 데포르티보 알라베스, 헤타페, 발렌시아 등 스페인 팀들을 지휘했다. 2015~2016시즌에는 2부리그의 알라베스, 다음 시즌에는 헤타페를 프리메라리가로 끌어올렸다. 이후 헤타페를 2019~2020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16강에 올려놓았고, 2021년 5월 발렌시아에 부임해 이강인(22·마요르카)과 호흡을 맞추며 첫 시즌 스페인 국왕컵(코파델레이) 준우승을 이끌었다. 이 때문에 스페인에선 상당한 명성을 자랑하며, 외신에 따르면 올 겨울에도 여러 팀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다만 ‘한국대표팀 감독’으로는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뮐러 위원장은 감독 선임조건으로 ▲전문성 ▲경험 ▲동기부여 ▲팀워크 ▲환경적 요소 등 5가지를 꼽았다. 클럽 차원의 ‘경험’과 ‘전문성’은 높을 수 있으나 대표팀을 이끈 적이 없고, 자국을 벗어난 적도 없어 보르달라스는 우리와 어울리지 않는다. 많은 축구인들은 “추천 후보라면 이해되나 실제 교감이 있었다면 실망스러울 일이다. 우리가 감독의 처음을 선물할 필요가 없다”고 지적한다.

호세 보르달라스 전 발렌시아 감독.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벤투 감독을 선임했던 2018년 7월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김판곤 당시 전력강화위원장(54·현 말레이시아 감독)이 제시한 기준은 까다로웠다. “월드컵 연속 본선 진출국의 격에 어울려야 하며 득점기회 창출, 주도적 수비, 하이브리드 공수전환, 위닝 멘탈리티 등 한국축구의 철학과 부합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월드컵 예선 통과, 대륙별 선수권대회 및 빅리그 우승 등의 주요 조건을 내걸었다.

그렇게 카를로스 케이로스(70·포르투갈), 후안 카를로 오소리오(62·콜롬비아), 슬라벤 빌리치(65·크로아티아) 등이 후보에 오른 가운데 포르투갈대표팀과 각국 클럽을 지휘했던 벤투 감독이 선임됐다. 월드컵 16강국이 된 지금 다시 반영해도 전혀 부족함이 없는, 명확하고 구체적 기준이다. 감독 연봉을 포함해 연간 최소 40억 원대의 비용이 발생할 ‘외국인 감독, 코칭스태프’ 체제를 2% 부족하게 시작할 이유는 전혀 없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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