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 김희옥 총재 “팬들이 프로스포츠의 A~Z…행복농구로 100만 관중 목표” [스포츠동아 창간 15주년 인터뷰]

입력 2023-03-24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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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옥 KBL 총재. 사진제공 | KBL

KBL과 남자프로농구 10개 구단은 인기와 관심을 되찾기 위해 애쓰고 있다. 안양 KGC와 서울 SK의 새로운 라이벌 구도 형성을 통한 흥행카드의 등장, 필리핀 국적 아시아쿼터의 가세 등 긍정적 요소들이 적지 않다. 이를 잘 활용해 많은 팬들의 눈과 귀를 농구 코트로 모으는 게 KBL의 역할이다. 미국프로농구(NBA)의 흥행과 성공에서 커미셔너(총재)의 역할은 절대적이었다. 스포츠동아 창간 15주년을 맞아 2시즌째 KBL을 이끌고 있는 김희옥 총재(75)로부터 농구 인기 회복과 리그 발전에 대한 얘기를 들어봤다.


-2022~2023시즌 정규리그가 막바지로 접어들었습니다. 이번 시즌을 통해 어떤 발전 또는 성과를 거두었나요. 또 개선할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지요.

“큰 변화는 이번 시즌부터 아시아쿼터를 기존의 일본에서 필리핀으로 확대한 것입니다. 개인기와 운동능력이 좋은 필리핀 선수들이 합류하면서 팬 여러분께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했습니다. 경기마다 접전이 이어지고 박빙승부가 잦아지는 등 리그 전체의 박진감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코로나19 여파로 열지 못했던 KBL의 대표상품 ‘농구영신’을 3시즌 만에 재개했고, 올스타전을 2시즌 연속 매진 속에 성공적으로 치렀습니다. 경기장을 찾은 관중도 코로나19 이전으로 회복되는 추세입니다. 다만 경기를 즐길 수 있는 뉴미디어 플랫폼에 대한 팬들의 욕구를 제대로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안타깝고 아쉽습니다. 이 부분을 어떻게 풀어야 할지를 중장기적 관점에서 고민하고 있습니다.”


-최근 막을 내린 동아시아슈퍼리그(EASL) 챔피언스위크를 직접 보고 오셨습니다. 국내팀들의 국제경쟁력을 확인한 무대였습니다.

“해외에서 우리 선수들의 경기를 직접 본 아주 뜻 깊고 새로운 경험이었습니다. KBL의 국제경쟁력을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 프로팀간의 결승전이 열려 부러움 섞인 축하를 받았습니다. 우리 팀들의 스피드와 조직력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최근 10년여 간 프로농구가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우리 스스로 너무 위축된 면이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국제무대에서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회복한 것이 큰 성과입니다. 동아시아 각국 소속 클럽대항전이면서 국가대항전의 성격을 가진 EASL 참여와 경기를 통해 국내에 국한된 비즈니스 무대를 동아시아 전체로 확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취임 이후 중점을 뒀던 사업과 그 성과, 향후 계획이 궁금합니다.

“취임 50일에 맞춰 발표한 ‘리:바운드 KBL’ 3단계 로드맵을 하나하나 실천하고 있습니다. 첫 단계인 지난 시즌은 회복(Re:covery)에 방점을 찍고 코로나19 여파에서 벗어나는 데 힘을 쏟았습니다. 시즌 개막 이전 신인드래프트 실시를 시작으로 KBL컵 대회, 올스타전 등을 성공적으로 치렀습니다. ‘팬이 심판에 묻다(One Fan At a Time)’ 등을 통해 팬과 소통도 강화했습니다. 재정적 측면에서 10년여 간 이어진 연맹의 적자구조에서 벗어난 것도 괄목할 만한 성과입니다. 앞으로도 재정건전성 유지에 힘쓸 계획입니다. 두 번째 시즌인 올해는 쇄신(Re:novation)을 키워드로 제도 및 운영 개선, 경쟁체제 강화 등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아시아쿼터 확대가 대표적입니다. 구단과 KBL이 함께 참여한 제도개선TF도 곧 종합개선안을 내놓을 예정입니다. 임기 마지막 단계인 다음 시즌에는 프로농구 중흥(Re:vival)의 실질적 발판을 다질 계획입니다.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넘어 100만 관중을 재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국내 프로스포츠 가운데 농구에 대한 관심도가 높지 않습니다. 어떤 노력들이 더해져야 할까요.

“올 시즌 새로운 라이벌로 자리매김한 SK와 KGC는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 이어 EASL 결승전에 함께 진출하며 팬들의 관심과 흥미를 더욱 끈 것 같습니다. 경쟁체제 강화가 팬심을 끄는 결정적 요소임을 방증합니다. 좀더 많은 라이벌 구도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KBL과 구단들 모두 고민하고 노력해야 합니다. 과감한 투자를 통한 뒷받침도 필요합니다. 스타플레이어를 키우고 띄우는 노력도 절실합니다. 연맹과 구단이 힘을 모아 스토리가 있는 스타플레이어를 더 많이 만들어내야 합니다.”


-국내리그는 심판 관련 이슈들이 끊이지 않고, 신뢰도가 많이 부족합니다.

“심판과 판정에 관한 이슈는 영원한 숙제인 것 같습니다. 시즌마다 불거지지만, 확실한 해법을 찾기가 쉽지 않은 과제입니다. 빠르고 격렬한 농구의 특성도 작용하지 않나 싶습니다. 왕도는 없습니다.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지만, 대부분이 수긍할 수 있는 형평성과 일관성을 유지하도록 점검하고 또 다잡는 것이 현실적 방법입니다. 취임 첫 시즌부터 주심과 제1·2부심 승강제 실시 등 심판 자질 향상에 주력했습니다. 수련심판제와 우수심판 처우 개선 등을 통해 역량 있는 인력의 유입도 적극 유도하고 있습니다. 올해 7월부터는 심판아카데미를 실질적으로 운영해 참신한 인재를 발굴할 계획입니다.”


-농구저변 확대, 특히 유소년 육성과 관련해 어떤 일들을 하고 있습니까.

“KBL은 유소년 유망주 육성체계를 확립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유망주를 조기에 발굴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해 프로농구의 전략자산으로 삼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만 10~15세 장신선수를 발굴하고, 해마다 유스엘리트캠프를 열고 있습니다. 구단 연고선수 지원, 엘리트선수 측정사업 등도 체계화했습니다. 해마다 고교선수 2명에게 2개월씩 미국농구를 익힐 기회를 제공하는 해외연수 프로젝트도 구체적 결실을 맺고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의 첫 번째 수혜자인 이주영은 지난해 U-18(18세 이하)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에서 한국이 22년 만에 우승하는 데 수훈을 세우며 대회 MVP(최우수선수)까지 거머쥐었습니다. KBL의 유소년 육성체계를 통해 프로농구뿐 아니라 한국농구를 이끌 재목이 줄줄이 나와주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KBL 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부탁합니다.

“프로스포츠는 팬과 함께 존재한다고 믿습니다. 팬은 프로스포츠의 A이자 Z입니다. 팬의 관심과 성원 덕에 KBL과 프로농구의 오늘이 있고,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것입니다. 늘 감사하고, 또 고맙습니다. 팬이 행복한 프로농구를 만들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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