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승+1점대 ERA’ NC 페디, 쌍방울 김현욱 이후 첫 26년만의 대기록 도전

NC 페디. 스포츠동아DB

지금의 페이스라면 충분히 ‘역사’를 기대해볼 만하다.

NC 다이노스 외국인투수 에릭 페디(30)가 시즌 19번째 선발등판에서 15승(3패)째를 수확했다. 8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원정경기에 선발등판해 7이닝 4안타 2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의 괴력투로 팀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SSG를 상대로는 올 시즌 2전승에 평균자책점(ERA) 1.38이다.

페디는 올 시즌 KBO리그 투수들 가운데 가장 먼저 10승 고지를 밟은 데 이어 에이스의 상징과도 같은 15승 고지도 1등으로 정복했다. 압도적 기세로 다승왕 타이틀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이날 승리로 페디는 KBO리그 역대 최소경기 15승 타이기록을 세웠다. 1985년 삼성 라이온즈 김일융이 세운 기록과 같다. 다만 당시 김일융은 선발로 10승, 구원으로 5승을 챙겼다. 페디는 선발승으로만 15승을 채웠다.

현재 페이스대로면, 페디는 20승 고지에도 무난히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각팀의 1선발투수는 대개 한 시즌 30경기 안팎 등판하는데, 페디는 이제 19경기에 나선 만큼 적지 않게 남은 선발등판에서 충분히 5승 이상을 수확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2020년 두산 베어스 라울 알칸타라(20승) 이후 3년 만에 20승 투수의 계보를 잇게 된다.

페디는 ERA 부문에서도 독보적 성적을 남기고 있다. 8일 SSG전을 통해 다시 1점대 ERA(1.97)에 진입했다. 다승은 물론 ERA 타이틀까지 석권해 다관왕을 노려볼 만하다.

NC 페디. 사진제공 | NC 다이노스

두 마리 토끼 사냥에 나서는 페디는 또 하나의 의미 있는 기록에도 도전한다. 바로 20승과 1점대 ERA 동반 달성이다. 이 두 가지 기록을 단일시즌에 한꺼번에 달성한 투수는 21세기 들어서는 단 한 명도 없었다.

‘20승+1점대 ERA’를 마지막으로 작성한 주인공은 1997년 쌍방울 레이더스 김현욱이다. 김현욱은 당시 20승2패6세이브, ERA 1.88을 마크했는데, 불펜투수로서 거둔 성적이었다.

김현욱에 앞서 20승과 1점대 이하 ERA를 동반 달성한 투수도 해태 타이거즈 선동열(1986·1989·1990년), 롯데 자이언츠 최동원(1985년), OB 베어스 박철순(1982년)뿐이다. 선동열은 1986년 24승6패6세이브, ERA 0.99로 전무후무한 ‘20승+0점대 ERA’를 기록했다. KBO리그의 전설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기회를 잡은 페디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