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권기금, 관리 사각지대 속 비지정문화유산 보존 처리 지원

입력 2023-11-22 11: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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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문화재 조사 및 보존관리 지원 사업에 올해 복권기금 100억여 원 투입
2002년도부터 사업 운영, 사업비 전액 복권기금으로 충당
송광사 불조전 ‘오십삼불도’는 지난 1725년 조선시대 화승 ‘의겸’ 스님의 불화 작품으로 18세기 불화의 특징을 잘 보여줘 문화유산적 가치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비지정문화유산이라는 이유로 심각한 손상을 입었음에도 국가 지원 없이 자체 예산으로 보존 처리를 진행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비지정문화유산은 국가 지정 문화유산과는 달리 국가나 지자체의 체계적인 보존과 관리가 미흡하여 오랫동안 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여 훼손된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문화유산으로 지정·등록되지 못한 사찰 내 불교 문화유산들은 상대적으로 소홀한 대접을 받아왔다.

이후 ‘오십삼불도’는 복권기금으로 운영하는 ‘일반문화재 조사 및 보존관리 지원 사업’을 통해 복원 및 보존처리가 가능해져, 얼룩과 재질열화 등의 피해를 보수하고, 건식 세척으로 추가적인 훼손을 방지해 안전한 보존을 위한 기틀을 마련했다.

로또복권, 연금복권 등 복권 판매 수익금으로 조성된 복권기금이 ‘일반문화재 조사 및 보존관리 사업’을 지원하며, 관리 사각지대에 있는 비지정문화유산의 보존 처리에 나서 우리나라 문화유산의 보존체계를 확립하는데 힘쓰고 있다.

일반문화재 조사 및 보존관리 지원 사업은 2002년부터 문화재청에서 운영하고 있으며, 사업비 전액을 복권기금으로 충당한다. 올해는 복권기금 101억 64백만 원을 투입해 비지정문화재 보존관리 및 예방적 관리 외에 불교문화재 일제조사, 대형불화 정밀조사, 문화재 다량소장처 보존관리 지원, 문화재 사찰 보존지원 등의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문화유산 다량소장처 소유 문화유산의 훼손을 방지하고, 체계적인 보존관리가 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교육, 항온항습기 가동비 등 경상경비 지원, 비지정문화유산 보존처리, 학예인력 지원, 유물관리 시스템 관리 운영을 지원하고 있다.

송광사 성보박물관 학예연구실 김태형 실장은 “국가 지정 문화유산은 보존처리 비용을 신청하면 보존관리를 진행할 수 있었지만, 비지정문화유산의 경우는 오랫동안 정책상 보호 및 관리 지원이 미흡했다”며 “예산 부족으로 문화유산 보존관리에 어려움을 겪다가, 복권기금을 통해 ‘오십삼불도’의 보존 처리를 진행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문화재청 유형문화재과 여찬원 주무관은 “복권기금 지원을 통해 비지정문화유산과 민간 소장 문화유산을 체계적으로 보존하고 관리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수 있었다”며 “지원 규모가 확대돼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문화유산에 대한 보존관리 환경이 더욱 개선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 관계자는 “복권기금은 우리가 구입하는 복권 한 장의 판매 수익금이 불교에서 말하는 ‘십시일반(十匙一飯)’으로 모여 조성된다”며 “복권기금은 일반문화재 보존관리 지원 외에 문화재돌봄사업, 문화재 재난안전관리, 궁능방재시스템 구축 등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 보호에도 힘쓰고 있다”고 전했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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