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내달 2일 공식 출시하는 혼합현실(MR) 기기 ‘비전 프로’. 애플의 신제품 출시로 글로벌 확장현실(XR) 시장경쟁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사진제공|애플
뜨거워지는 글로벌 XR 경쟁
9년 만의 새로운 폼팩터…사전예약서 호평
착용 시 100피트 크기 개인 영화관 펼쳐져
킬러 앱 부재 우려 커
삼성전자, 구글·퀄컴과 손잡고 XR 준비
애플이 내달 혼합현실(MR) 기기 ‘비전 프로’를 공식 출시하기로 하면서, 확장현실(XR) 시대를 이끌지 관심이 모아진다. XR은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 MR 기술을 아우르는 용어다. 9년 만의 새로운 폼팩터…사전예약서 호평
착용 시 100피트 크기 개인 영화관 펼쳐져
킬러 앱 부재 우려 커
삼성전자, 구글·퀄컴과 손잡고 XR 준비
비전 프로는 최근 시작한 사전예약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다만 비싼 가격과 킬러 콘텐츠 부재로 ‘미풍’에 그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애플 외에 VR 강자인 메타와 소니는 물론 구글, 퀄컴과 손을 잡은 삼성전자도 관련 제품을 준비하고 있어 글로벌 XR 시장 경쟁은 앞으로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3일 만에 18만 대 사전판매
2월 2일 출시하는 비전 프로는 애플이 2014년 ‘애플워치’를 내놓은 이후 9년 만에 선보이는 완전히 새로운 ‘폼팩터’(하드웨어 형태)다. 고글 형태로 2개의 초고해상도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기기를 착용하면 100피트(약 30m)까지 커지는 개인 영화관을 만나 볼 수 있다. 애플은 비전 프로를 ‘공간 컴퓨팅 기기’라 부르며 새로운 시대를 이끌 제품이라고 소개했다.
19일 시작한 미국 내 사전 판매에선 3일 만에 20만 대에 가까운 성과를 내며 순항하고 있다. 애플 전문가 궈밍치 TF증권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사전 판매 시작 이후 약 16만∼18만 대를 판매했다. 이는 당초 예상치였던 6만∼8만대의 두 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하지만 애플 팬들과 얼리어답터, 기업의 주문이 끝나면 수요가 빠르게 줄어들 것이란 전망도 있다. 비싼 가격과 킬러 앱의 부재도 넘어야 할 산이다. 또 비전 프로는 유튜브와 넷플릭스, 인스타그램, 스포티파이 등 전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앱을 지원하지 않는다.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웹 브라우저를 통해야만 한다.
●삼성-구글-퀄컴 삼각동맹
업계는 애플의 진출로 XR 시장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XR 헤드셋 출하량은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쟁사들의 행보도 빨라질 전망이다. 메타는 지난해 말 ‘퀘스트3’를 선보였으며, 지난해 ‘플레이스테이션 VR2’를 출시한 소니는 올해 산업용 제품을 출시하기 위해 지멘스 등과 손을 잡았다.
삼성전자의 행보도 눈길을 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갤럭시 언팩’ 행사에서 퀄컴, 구글과 XR 삼각 동맹을 맺었다. ‘차세대 XR 경험 구축’이라는 목표를 위해 3사가 힘을 모은다는 전략이다.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삼성전자가 하드웨어, 퀄컴이 칩셋, 구글이 소프트웨어 개발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퀄컴은 최근 ‘스냅드래곤 XR2+ 2세대’ 플랫폼을 발표했다.
김명근 스포츠동아 기자 dionys@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