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오프라인은 물론 온라인에서도 가장 핫한 남매 클래식기타 듀오로 뜨고 있는 비토. 오빠 이성준(왼쪽)과 동생 이수진으로 구성된 비토는 12월 첫 정기연주회에서 “클래식기타에 대한 고정관념을 파괴하겠다”며 칼 대신 현을 갈고 있다. 사진제공|더클래식아트
■ 핫한 남매 클래식기타 듀오 ‘비토(VITO)’
테크니컬한 오빠 이성준, 예술적인 이수진
‘태극기 휘날리며’ OST 연주 동영상 화제
12월 첫 정기연주회 ‘기분좋은 공연’ 준비
‘한국에서 유일한 남매 클래식기타 듀오’는 잘 모르겠지만 ‘요즘 가장 핫한 남매 클래식기타 듀오’라면 자신있게 답할 수 있다. 12월11일 서울 금호아트홀에서 첫 정기연주회를 여는 비토(VITO)다. 오빠 이성준(31)과 동생 이수진(28)이 멤버다. 비토라는 듀오 이름은 ‘거장’을 뜻하는 이탈리아어 ‘비르투오소(Virtuoso)’에서 따왔다. 오빠 이성준은 “앞으로 이름에 걸맞은 연주자가 되고 싶다는 의미에서 가져왔다”고 했다.
- 비토는 어떻게 결성하게 됐나.
“(수진)오빠가 열세 살, 나는 열한 살에 기타를 시작했다. 우리 둘이 듀오를 이뤄 연주를 하는 것은 너무 당연한 포맷이라고 할까. 비토라는 이름으로 활동을 시작한 것은 얼마 안 됐지만 그 전부터 많은 무대에서 함께 연주를 했다.”
“(성준)첫 데뷔무대는 경복궁역 ‘지하철예술무대’였다. 내가 중학생, 수진이는 초등학교 때였다.”
- 어떻게 어려서 기타를 시작하게 됐는지. 보통은 피아노나 바이올린같은 악기를 배우지 않나.
“(성준)아파트 상가에 기타학원이 있었다. 원래 피아노를 2년 정도 쳤는데 영 재미가 없었다. 보다 못한 어머니가 기타 배워보겠냐고 하셨는데 완전 신세계였다. 기타라고 하면 통기타뿐인 줄 알았는데 클래식기타라니! 얼마 후 스스로 기타를 들고 연습하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피아노 배울 때는 상상도 못했던 일이다.”
“(수진)난 발레학원을 다니고 있었다(웃음). 엄마랑 오빠 학원에 들렀는데 원장님이 ‘너도 해볼래?’하셨다. 초등학교 4학년 때였는데 10개월 만에 콩쿠르에 나갔다. 지금 생각해 봐도 웃음이 난다.”
- 두 사람 모두 서울대학교 음대 출신으로 알고 있다.
“(성준)서울음대에서는 클래식기타전공을 1년에 딱 한 명 뽑는다. 남매로는 우리가 유일한 졸업생이 아닐까.”
“(수진)내가 거의 마지막 여학생이었다. 지금도 여자 후배는 딱 한 명밖에 없다. 남자들이 군대에 가버리면 기타전공 전교생이 나 혼자일 때도 있었다.”
“(성준)기타 콰르텟(4중주)같은 건 사람이 없어서 꿈도 못 꿨다. 그러다가 또 남자들이 우르르 한꺼번에 제대를 하면 사람들이 갑자기 풍성해지곤 했다.”
- 기타라는 악기만의 매력은 어떤 것일까.
“(성준)철저히 기타리스트 입장에서 보면 음색인 것 같다. 기타는 다른 현악기들에 비해 음량이 현저하게 작다. 대신 음색의 변화가 용이하다. 어떤 음색을 낼 수 있느냐에 따라 세상에서 가장 애잔한 악기가 될 수도 있다.”
“(수진)그 ‘애잔함’이란 이미지를 비토는 깨고 싶다. 애잔함도 좋지만 퍼포먼스적으로 대중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레퍼토리를 발굴하는 게 목표다. 기타도 파괴력을 갖고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다.”
- 일렉기타도 아닌 클래식기타로 어떻게 파괴력을 보여주겠다는 건가.
“(수진)공연을 보면 아시겠지만 우리는 기타를 막 두드리기도 한다(웃음).”
“(성준)레퍼토리도 리드미컬하고 빠른 작품들을 골라봤다. 주법적인 부분도 있고.”
“(수진)바이올린, 첼로와 달리 기타는 음을 길게 가져가기 힘들다는 문제도 극복하고 싶다.”
“(성준)음이 쏟아지는 연주로 (극복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 최근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의 OST를 연주한 비토의 동영상이 인터넷에서 화제였는데.
“(성준)OST 중 ‘지난 기억’이란 곡이었다. 한국전쟁(6.25) 당시의 상흔이 그대로 남아있는 철원 노동당사에서 연주한 영상이다.”
“(수진)연예인보다 더 접근하기 어렵다는 클래식연주자의 이미지를 벗어나고 싶어 SNS를 통해 대중에게 다가가려 노력하는 편이다. ‘연주영상을 보고 클래식기타를 알게 됐다’, ‘덕분에 이런 곡을 처음 들어봤다’란 댓글을 볼 때 참 기분이 좋다.”
- 같은 길을 가는 남매로서 서로를 이야기한다면.
“(성준)우린 음악 스타일도 성격도 완전히 다르다.”
“(수진)난 평화주의자, 오빠는 전투민족이다. 드래곤볼의 사이어인 같다고 할까(웃음).”
“(성준)음악적으로 보면 난 테크니컬한 쪽이다. 수진이는 예술적인 표현이 뛰어나다. 그래서 더 조합이 잘 되는 것 같다.”
“(수진)둘 다 미혼이라 아직 부모님과 함께 산다. 비토의 최대 장점은 연습이 수월하다는 점이 아닐까. 다른 멤버들의 경우 약속장소와 시간을 정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우리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할 수 있다.”
“(성준)우리 둘이 꾸미는 12월 첫 정기연주회가 어떻게 될지 너무 궁금하다. 정말 재미있게 준비하고 있다. 기존의 클래식기타 연주회를 상상하고 오셔도 좋다. 비토가 기분좋게 깨드리겠다.”
“(수진)바로 그거다. 클래식기타에 대한 고정관념을 재미있게 풀어드리고 싶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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