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치동에서 잘 나가는 인기강사가 썼다. ‘하루 10분, 10문장 암기법’에 대한 책이다. 그런데 저자의 경력이 눈길을 끈다.
유학실패, 오디션 실패, 사업 실패. 게다가 무명배우. 심지어 영어 울렁증 환자 중에서도 최악의 영어 루저였다니!
저자는 실패뿐인 자신의 인생을 바꾸기 위해 미친 듯이 영어공부에 매달렸다. 영어를 잘 하면 배우의 꿈을 이루는 데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감 때문이었다. 서로가 잘나고 개성이 뚜렷한 배우들 사이에서 저자는 뜬금없게도 ‘영어’를 경쟁력으로 장착하고 싶었다.
인생의 반전. 현재 저자는 토익 만점, 영어 능통자, 적중률 100%의 인기 영어강사가 되어 억대 연봉을 받고 있다. 그러니까 이 책은 영어 학습안내서이자 저자 김번영의 영화같은 성공담이다.
돈 없고 빽 없는 저질 스펙 무명배우 김번영은, 이렇게 영어라는 자신만의 무대에서 주연으로 하루하루를 살고 있다. 김번영은 외친다.
“영어는 딱, 10문장이면 충분해!”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