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관계 훈풍 솔솔…K뷰티, 재도약 채비

입력 2017-11-13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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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갈등 전 한 화장품 브랜드숍을 찾은 중국인 단체관광객(위쪽)과 LG생활건강이 최근 중국 항저우 우린인타이 백화점에 오픈한 빌리프 매장 전경. 사진제공|네이처리퍼블릭·LG생활건강

中단체관광객 증가…면세점 매출 기대
일부선 “시장 반영은 시간 필요” 신중
광군제 예약판매…물량 늘려도 완판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로 촉발됐던 한·중 갈등이 최근 빠르게 정상화되면서 시장 회복에 대한 뷰티업계의 기대도 커지고 있다.

한국과 중국은 10월31일 양국 외교부가 관계 개선 관련 합의를 발표한 데 이어 11일에는 베트남 다낭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진행한 정상회담에서 양국관계 복원을 공식화했다. 그동안 중국 단체관광객 급감으로 인한 면세점 매출 감소로 어려움을 겪던 뷰티업계에게 가뭄에 단비같은 희소식이다.

뷰티업계 선두주자인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사드 배치 사태로 중국 단체관광객이 크게 줄면서 면세점 매출에서 직격탄을 맞았다. 3분기 매출이 1조209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6% 줄었다. 영업이익은 무려 전년 동기 대비 39.7% 줄어든 1011억원, 당기순이익도 31.9% 줄어든 798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까지 누적 수치를 보면 매출이 전년 대비 8.0% 영업이익은 30.4% 감소하는 등 기업 활동에 적지않은 타격을 입었다. 아모레퍼시픽은 내년 초 예정이던 그룹 사장단 인사를 3개월이나 앞당기는 등 위기 극복에 부심해 왔다.

한중 간 해빙 무드가 확연하지만 아직 아모레퍼시픽은 신중한 입장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올해 실적 부진은 외부 이슈만이 아니라 회사 내부의 부족함, 국내외 장기적인 경기침체, 화장품 산업 내 경쟁 심화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며 “양국 관계가 원만해지는 것은 반갑지만 이런 변화가 실제 매출로 연결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중국 단체관광객 방문 및 수출 감소의 직격탄을 맞았던 화장품 브랜드숍(단일 브랜드 매장) 역시 실적 회복 시기가 앞당겨질 것이라며 환영의 입장을 보였다.


● 경제보복에도 현지매출은 증가

한국 뷰티산업은 국내 시장에서는 고전을 했지만 중국 현지 매출은 오히려 늘었다. 실제로 11일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인 ‘광군제’의 예약판매 기간 동안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전년보다 수량을 늘렸음에도 불구하고 티몰닷컴에서 주요 제품이 완판되는 성과를 거뒀다. 또 11일 당일 아모레퍼시픽은 티몰닷컴에서 전년 대비 53% 성장한 약 3억8700만 위안(약 651억 원)의 매출고를, LG생활건강 역시 티몰닷컴에서 매출이 전년대비 68% 증가하는 성과를 올렸다.

업계 관계자는 “면세점이나 해외직구로 써 본 중국 소비자들의 입소문을 통해 시장이 확대됐고 이런 수요가 현지 매장에서 제품을 만나고 싶은 수요로 이어졌다”며 “화장품은 취향이나 기호에 따라 선택해 기존 제품을 바꾸기가 쉽지 않은 것도 한몫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업계는 앞으로 양국 관계가 정상화되면 중국 내 ‘K 뷰티’ 브랜드 가치가 더 강화될 것으로 바라보고 현지시장 공략을 적극화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10월 중국 항저우 우린인타이 백화점에 오휘, VDL, 빌리프 브랜드 매장을 오픈한 데 이어, 이달에는 상하이 소재 백화점에 두 번째 매장 오픈을 앞두고 있다. 토니모리도 최근 중국 화장품 전문 유통기업 DMX와 중국 내 독점판매 및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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