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프리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기업 미래를 건다”

입력 2018-11-06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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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은행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선포식’. 시중은행들이 디지털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밑그림 작업에 한창이다. 사진제공|KB국민은행

■ 4차혁명시대 획기적인 변신 꾀하는 은행들

IT·핀테크 스타트업과 경쟁 불가피
기존 방식에 안주하면 도태 위기감

“대형 플랫폼 기업이 은행 경쟁자”
KB·하나·신한 등 디지털체제 가속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transformation·전환). 지금 시중 은행들이 심각하게 고민하고 절실한 마음으로 변화를 준비하는 움직임을 상징하는 화두다.

4차혁명시대가 본격적으로 전개되면서 은행은 과거와는 판이하게 다른 경쟁 구도에 놓이고 있다. 이제 업무가 비슷한 다른 금융 기업들과의 경쟁이 아닌, IT나 핀테크 스타트업 등 전혀 다른 업계와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다.

이런 급격한 경쟁구도의 변화 속에서 과거와 비슷한 사업 행태로는 이겨나갈 수 없다는 것이 금융업계 공통의 상황인식이다. 그래서 저마다 금융사를 넘어 디지털 기업으로 과감한 체질 변화를 꾀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최근 서울 여의도 본점에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선포식’을 열었다. 디지털 혁신 조직 전환을 선언한 자리로 2025년까지 총 2조원 규모의 디지털 관련 투자를 진행하고 4000명의 디지털 인재를 양성한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IT기술혁신센터를 신설해 인공지능, 블록체인, 빅데이터 등 신기술 역량 확보에 나선다. 글로벌 기업과 핀테크 기업과의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허인 KB국민은행장은 “대형 플랫폼 기업들이 은행 경쟁자로 부상하고 있는 현실에서 디지털 전환은 선택이 아닌 숙명”이라고 강조했다.

하나금융그룹도 10월 말 진행한 ‘디지털 비전 선포식’에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원년을 선언했다. ‘고객 중심의 데이터 기반 정보회사’를 목표로 디지털 채널 비중을 전체의 4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디지털 전환 특임조직과 데이터전략부를 신설하고 업무프로세스 혁신부서를 본부로 격상했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미래의 하나금융그룹은 데이터를 활용해 고객에게 최고의 경험을 선사하는 ‘데이터 기반 정보회사’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런 경쟁사들의 행보에 신한은행 역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비전을 선포하고 빅데이터 기반 상담서비스, 로보어드바이저 상용화, 해외시장에 디지털 브랜치 적용 등 세부 전략을 펼치고 있다.

우리은행 또한 최근 영업지원부문 소속이던 디지털금융그룹을 국내 마케팅 총괄로 옮기고 ‘빅데이터센터’를 신설했다. NH농협금융은 내년 초 서울 양재동에 디지털R&D센터 오픈을 준비 중이다. 디지털금융부, 마케팅전략부, 카드사업부 등 부서별로 흩어져 있는 빅데이터 관련 인력을 모으고, 외부 핀테크 업체들을 위한 공간도 구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분야의 정보와 결합해 혁신적인 서비스 개발이 가능한 시대에서 은행은 IT, 핀테크 스타트업과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기존 금융사에 머물면 도태된다는 위기감도 한몫했다”고 설명했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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