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X하우시스가 깜짝 가세, 한샘 누구 품에 안길까

입력 2021-09-08 18: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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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쇼핑의 참여가 예상되는 가운데 LX하우시스가 깜짝 가세하면서 한샘 인수전의 판이 커지고 있다. 서울 상암동에 위치한 한샘 사옥. 사진제공|한샘

신동빈 이어 구본준도 관심, 판 커진 한샘 인수전
LX, 3000억 출자해 전략적투자자로 참여
“토털 인테리어 성장 동력 육성 위해 추진”
롯데도 한샘 인수 위한 공동출자 검토 중
국내 1위 가구·인테리어 업체 한샘 인수전의 판이 커지고 있다. 롯데그룹 내 롯데쇼핑의 참여가 예상되는 가운데 LX그룹의 종합 인테리어 업체 LX하우시스가 깜짝 가세하면서다.

한샘은 7월 최대주주인 조창걸 명예회장과 특수관계인 7명이 보유하고 있는 보통주(30.21%) 및 경영권을 사모펀드 IMM프라이빗에퀴티(IMMPE)에 양도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한샘이 제시한 매각 가격은 1조5000억 원 규모로 알려졌다. IMMPE는 절반을 인수금융으로 조달하고 나머지는 경영참여형 사모집합투자기구(PEF)에 전략적투자자(SI)를 통해 확보할 계획이다. 롯데쇼핑과 LX하우시스는 전략적투자자로 참여하는 방식이다.

LX그룹, 미래 먹거리 위한 사업 확장
그간 인수 후보로 거론되지 않던 LX하우시스가 깜짝 등장해 눈길을 끈다. LX하우시스는 6일 이사회를 열고 IMMPE가 한샘 인수를 위해 설립할 예정인 경영참여형 사모집합투자기구에 3000억 원을 출자해 전략적투자자로 참여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공시했다.

회사 측은 “고부가 건자재 사업 역량과 시장 입지를 강화하고, 이를 기반으로 토털 인테리어 사업을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자 하는 회사의 중장기 전략 방향에 따라 추진하게 된 것”이라며 “국내 종합 인테리어 시장에서 한샘의 다양한 가구와 소품부터 LX하우시스의 프리미엄 건자재까지 상호 협력 시너지로 전체 시장 지배력을 더욱 공고히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특히 이번 참여는 5월 LG그룹에서 계열 분리해 새 출발을 알린 구본준 LX그룹 회장이 미래 먹거리를 위한 사업 확장에 시동을 걸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구 회장은 7월 27일 열린 사장단 회의에서 “LX만의 중장기 비전 수립과 일하는 방식이 반드시 확립돼야 한다”며 “수익성 위주의 성장 기반 구축과 중장기 성장 전략 추진에 필요한 조직 역량 확보, 인재 육성, 조직문화 구축에 집중하자”고 강조한 바 있다.

구본준 LX그룹 회장(왼쪽)-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롯데그룹, 계열사 내 사업과 시너지 노린다

롯데그룹도 롯데쇼핑을 통해 한샘 인수를 위한 공동 출자를 검토 중이다. 롯데쇼핑은 1일 “한샘 경영권 인수와 관련해 IMMPE에서 마련 중인 경영참여형 사모집합투자기구에 출자를 검토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공시한 바 있다.

롯데그룹이 한샘 인수를 검토하는 것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리빙 시장이 급성장한 데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경쟁사인 현대백화점그룹과 신세계그룹이 각각 리바트와 까사미아를 보유하고 있는 반면 롯데그룹은 가구 브랜드가 없는 상황도 원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7월 1일 하반기 VCM(구 사장단 회의)에서 “실패보다 더 나쁜 것은 실패를 숨기는 것, 그보다 더 나쁜 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아 실패조차 없는 것”이라며 각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에게 미래 관점의 적극적인 투자와 과감한 혁신을 주문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샘 인수에 성공한다면 사업 다각화는 물론 롯데쇼핑의 온·오프라인 유통망, 롯데하이마트, 롯데건설 등 계열사 내 여러 사업과 시너지를 내기에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이처럼 굵직한 대기업이 후보군으로 거론되면서 인수전의 결말이 어느 방향으로 향할 지 업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IMMPE는 참여 의사를 밝힌 대기업들의 투자 조건과 시너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조만간 파트너를 낙점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참여 대기업의 규모를 고려했을 때 어느 방향으로 가든 업계의 지각 변동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파트너 최종 선정에는 기업의 최고 의사결정자의 의지가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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