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신한 ‘4조 클럽’…하나도 순익 3조 진입

입력 2022-02-15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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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금융지주사가 2021년 당기순이익에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가계대출 증가 속에 금리상승까지 겹쳐 핵심 계열사인 은행 중심의 이자이익이 급증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윤종규 KB금융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사진제공 l KB금융·신한금융·하나금융·우리금융

4대 금융지주,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

가계대출 증가 속 금리 상승 효과
KB, 신한 따돌리고 리딩금융 수성
‘깜짝 실적’ 하나, 2위 신한 맹추격
우리는 전년비 98% 뛴 2.5조 달성
“이자 장사로 실적 잔치” 비판론도
4대 금융지주사(KB·신한·하나·우리금융)가 2021년 역대급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KB금융이 리딩금융 수성에 성공했다. 또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의 약진도 눈에 띄었다.


●리딩금융은 KB…하나·우리 ‘약진’

4대 금융지주사의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은 14조5429억 원으로 전년 대비 34.48% 증가했다. KB금융이 전년 대비 27.6% 증가한 4조4096억 원의 순이익으로 리딩금융 자리를 지켰다. 그 뒤를 이어 신한금융도 전년 대비 17.7% 늘어난 순이익 4조193억 원을 기록해 ‘4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하나금융은 전년 대비 33.7% 상승한 순이익 3조5261억 원으로 시장 평균전망치를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하나금융이 순이익 3조 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3조 원 대에 진입하자마자 바로 중반 수치에 올랐다. 은행이 그룹 전체에 기여하는 비중이 높은 우리금융의 경우, 지난해 은행 이자이익 개선 영향으로 무려 98.0% 증가한 2조5879억 원의 순이익을 달성하며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순이익을 비교하면 1, 2위 격차가 벌어지고 2, 3위 거리가 좁혀진 것이 특징이다. 리딩금융을 다투는 KB금융과 신한금융의 순이익 차이는 2020년 406억 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3903억 원으로 10배 가량 확대됐다. 2, 3위인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은 2020년 7774억 원 차이가 났지만 지난해 4932억 원에 그쳤다.

그 배경에는 사모펀드 사태로 인한 신한금융의 아픔이 있다. 신한금융은 계열사인 신한은행과 신한금융투자가 판매한 사모펀드 일부에서 환매 중단이 생기면서 사모펀드 투자상품에 대한 손실비용으로 일회성 손실 약 4676억 원이 발생했다. 여기에 매년 실시하는 신한은행 희망퇴직 외에도 격년으로 이뤄지는 신한카드 희망퇴직,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합병에 따른 신한라이프 퇴직비용 등 총 2689억 원이 반영되면서 판매관리비 증가폭이 예년보다 컸다.



●가계대출 늘고 이자이익 급증

4대 금융지주사가 사상 최대 실적을 낼 수 있었던 것은 2020년부터 이어진 일명 ‘빚투(빚내서 투자)’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 바람으로 가계대출의 증가 속에 금리상승까지 겹쳐 핵심 계열사인 은행 중심의 이자이익이 급증한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실제 4대 금융지주의 총 이자이익은 34조7078억 원으로 전년 대비 약 15% 증가했다.

각 사별로 보면 KB금융이 전년 대비 15.5% 오른 11조2296억 원, 신한금융은 11.5% 오른 9조535억 원, 하나금융은 15.49% 오른 7조4372억 원, 우리금융은 16.46% 상승한 6조9875억 원을 기록했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코로나19로 서민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은행들의 이자 장사를 통한 실적잔치를 곱지 않게 보는 시각도 있다. 정부의 대출 규제 조치에 발맞춰 대출금리는 올려놓고, 그만큼 예금금리는 올리지 않아 예대마진(대출이자에서 예금이자를 뺀 부분) 이익을 확대한 것이 결국 고객 부담으로 작용했고 은행들만 규제 반사효과를 봤다는 지적이다.

비판이 이어지자 4대 금융지주는 배당금 증가 및 자사주 소각 등 적극적인 주주 환원 정책을 내놓고 있다. 2020년 20%까지 낮췄던 배당성향(순이익 중 배당금 비율)을 코로나19 이전 수준인 25.2∼26%로 높여, 배당금 지급 총액이 약 3조7500억 원에 이를 전망이다.

기준금리 상승 여력이 큰 만큼, 4대 금융지주의 실적 잔치는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1월에 이어 올해 최대 두 차례 추가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데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위원회(연준)도 올해 네 차례가량 금리를 올릴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한편 NH농협금융은 16일 2021년 연간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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