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관광재단이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해 즐기는 등산관광 등 팬데믹 이후 해외 관광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콘텐츠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북한산 구름전망대에서 시원한 풍광을 감상하는 사람들(위쪽 사진)과 북한산 국립공원을 상징하는 명소 중 하나로 도심 등산관광
일반인 코스의 주요 경유지 중 한 곳인 북한산성 대동문. 사진제공|서울관광재단
서울관광재단, 방한관광시장 이끌 새 콘텐츠 개발 총력
길기연 대표 “콘텐츠 개발로 경쟁력 높여야”
북한산, 대중교통으로 이동해 산악관광 가능
트래킹부터 암벽등반 등 다양한 코스 개발
자치구·블랙야크와 등산관광센터 협업 체결
관광객들에 등산복·스틱 등 각종 장비 대여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이 가시화되면서 산업 각 분야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코로나 팬데믹 위기를 혹독하게 겪은 관광산업도 요즘 국제관광교류 재개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특히 거의 단절됐던 인바운드(해외서 국내로 입국) 관광 시장을 선점하려는 국가간 경쟁은 벌써부터 치열하다.길기연 대표 “콘텐츠 개발로 경쟁력 높여야”
북한산, 대중교통으로 이동해 산악관광 가능
트래킹부터 암벽등반 등 다양한 코스 개발
자치구·블랙야크와 등산관광센터 협업 체결
관광객들에 등산복·스틱 등 각종 장비 대여
서울의 관광산업·정책을 이끄는 야전본부격인 서울관광재단(대표이사 길기연)은 요즘 팬데믹 이후 해외 관광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콘텐츠 개발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박겸수 서울 강북구청장, 길기연 서울관광재단 대표이사, 강태선 비와이엔블랙야크 회장(왼쪽부터)이 북한산 국립공원을 활용한 서울
도심 등산관광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식 후 서울관광플라자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서울관광재단
●강북구·도봉구와 등산관광 개발 협약
서울 등산관광은 서울을 찾은 방문객이 도심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해 근교 산을 찾아가 등산과 관련 콘텐츠를 즐기는 자연관광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문화관광연구원이 ‘코로나 이후 한국여행 의사가 없다’는 해외 관광객에게 이유를 물은 결과 ‘코로나 감염 우려’에 이어 ‘관광 매력 부족’이 두 번째로 많았다. 또한 이 조사에서 방한관광시장의 주요 국가인 중국과 일본, 대만 관광객들은 ‘해외여행 때 참여하고 싶은 활동’으로 ‘자연풍경 감상’을 1위나 2위로 꼽았다.
서울 등산관광은 길기연 서울관광재단 대표가 2021년 7월 취임 후 수도 서울을 대표할 새 시그니처 콘텐츠로 공을 들여 개발하는 프로젝트다. 길 대표는 그해 10월 스포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한국관광은 어디를 가든 서울을 포함해 진행하기 때문에 서울이 중심이나 출발점”이라며 “하지만 도쿄나 베이징 등 뛰어난 인프라의 경쟁도시가 비행기로 3시간 이내여서 자칫하면 뒤쳐진다”고 새로운 콘텐츠 개발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서울은 외국 대도시와 비교해 암벽등반부터 트래킹까지 다양한 산악관광이 가능한 산이 도심 인근에 있어 대중교통으로 갈 수 있다. 대표적인 곳이 북한산 국립공원이다. 북한산 국립공원은 22개 국립공원 중 서울에 위치한 유일한 국립공원으로, 세계적으로 드문 도심 속 등산관광 자원이다.
길 대표는 “5∼10분 정도 차를 타거나 걸어가서 등산관광을 즐기도록 자치구와 손잡고 등산복이나 장비 등을 빌려주는 등산관광센터를 마련하면 생활관광으로 매력을 가질 수 있다”고 소개했다.
서울관광재단은 이를 위해 올해부터 북한산과 인접한 서울 자치구들과 잇따라 업무협약을 맺고 관련 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3월3일 강북구, BYN블랙야크와 등산관광 활성화를 위한 3자 업무협약을 맺은 데 이어 14일에는 도봉구와도 같은 내용으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초보·전문가별 맞춤 코스 운영
서울 등산관광은 접근성과 함께 다양한 코스를 갖춘 북한산 국립공원의 매력을 극대화한 콘텐츠가 특징이다. 별다른 등산경험이 없거나 가족이 함께 해도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일반 코스부터 난이도 있는 아웃도어 액티비티를 즐기는 전문가 코스까지 여행 목적이나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한다.
우선 일반 코스로는 우이동에서 출발해 선운각, 대동문을 거쳐 진달래능선까지 가는 코스나 선운각에서 소귀천, 대동문, 용암문, 도선사까지 서울풍경을 감상하는 코스 등이 검토되고 있다.
난이도를 높인 전문가 코스로는 우이동에서 백운탐방센터, 하루재, 백운대까지의 ‘서울 최고봉 코스’나 선운교에서 능선길, 하루재, 영봉 육모정고개, 파라스파라까지 ‘서울 최고 조망코스’를 개발하고 있다.
핵심시설인 도심등산관광 센터도 착착 준비가 진행되고 있다. 6월 개관 목표로 첫 ‘서울 도심 등산관광센터’(Seoul Tourism Hiking Center·가칭)가 북한산 우이역에서 도보 5분 거리인 강북구 BAC센터 5층에 들어선다.
이곳에서는 북한산 국립공원 주요 등산 루트와 주변 명소 안내, 다국어 안내 서비스, 등산관광을 위한 안전교육을 담당한다. 특히 등산화부터 스틱, 동계장비 등의 각종 장비를 빌려주고 등산관광을 즐기는 동안 짐을 보관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탈의실과 샤워실을 갖추어 별다른 준비 없이도 국내외 관광객이 북한산이 가진 매력을 만끽하도록 다양한 편의를 제공한다. 강북구에 이어 도봉구도 연내 등산관광센터 개설을 추진하고 있다.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