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위마다차향가득,귀한‘Tea’가줄줄

입력 2008-04-1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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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복건성은 민동(민東), 민서(민西), 민남(민南), 민북(민北) 등 네 지역으로 나뉜다. 차에 있어서는 민남과 민북, 두 지역으로 구분된다. 민북에서 생산되는 차만 해도 수백 가지가 넘는다. 이러한 차들을 통틀어 ‘무이암차’라고 부른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5대 명총 차로는 ‘대홍포(大紅袍), 철라한(鐵羅漢), 백계관(白鷄冠), 수금귀(水金龜), 반천요(半天腰)’가 있다. 암차는 글자 그대로 암석 위에서 자라는 차를 말한다. 여기에 지명인 무이산을 합하여 무이암차라 한다. 무이산은 바위가 특히 많은 곳이다. ‘암암유차, 비암불차(바위마다 차가 자라고, 바위가 없는 곳에는 차가 자라지 않는다)’는 속담이 있을 정도다. 그래서 무이암차는 향기가 매우 특이하다. 이러한 향을 일컬어 ‘암골화향(岩骨花香)’이라 한다. 며칠 전 햇차를 딴다는 친구의 전화를 받고 바쁘게 무이산에 다녀왔다. 무이산은 왠지 모르게 항상 포근함이 느껴지는 곳이다. 다음날 아침 일찍이 차밭에 가서 올해 처음으로 햇차를 직접 땄다. 파랗게 올라오고 있는 찻잎을 보노라니 사랑스럽기 그지없었다. 하루 종일 딴 찻잎으로 밤새 무이암차를 만들었다. 누구보다 먼저 차를 따서, 정성스럽게 만들고, 맨 처음 맛을 본다는 것은 나에게 있어서는 무한한 영광이요, 기쁨이다. 피곤한 줄도 모르게 밤새 만든 차를 그곳의 몇몇 다우(茶友)들과 함께 맛 보았다. 첫째 잔에서는 차의 순수함을 보고, 두 번째 잔에서는 차가 가지고 있는 본연의 향기와 맛을 보며, 세 번째 잔에서는 향기나 맛의 지속성을 맛본다. 뜨거울 때나 차가울 때를 가리지 않고, 천천히 한 모금씩 차를 입안에 넣고 차에 숨어 있는 차향과 맛의 변화를 충분히 감상하며 마시다 보면 일상 속에서의 힘겨웠던 일들이나 잡념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사라져 버린다. 그래서일까. 예로부터 암차의 맛에 대해 “다만 마음으로만 알 수 있지 말로는 표현할 수 없다”고 했나보다. 무이암차의 겉모양은 찻잎이 길쭉하고 구불구불하며 단단하게 바짝 말려져 있다. 마시는 방법은 5g∼7g(대략 티스푼으로 5∼10스푼)의 찻잎을 차호(茶壺)에 넣고 100도로 끓은 물을 붓는다. 첫 번째 차를 우리는 시간은 약 30초에서 2분 정도가 적당하다. 차를 우리는 횟수는 6∼10번 정도가 적당하다. 나는 고기를 먹고 난 후에 자주 암차를 마신다. 입안에 남아 있는 냄새 제거는 물론이고 느끼한 속을 달래주는데 이만한 차가 더 있나 싶을 정도로 내 몸과 잘 맞는다. 산뜻하고 깔끔한 맛으로 입안에 상쾌함이 있고, 처음엔 약간 쓴듯하나 곧 단맛이 입안에 느껴지는 중후함이 한참이 지나도록 여운으로 감돈다. 김 영 숙 중국다예연구중심 원장이자 ‘중국의 차와 예’의 저자 현재 중국복건성 복건농림대학에서 석사과정을 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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