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원의도쿄통신]히로키컴백의공식…벌줄땐엄격하게,밀어줄땐팍팍

입력 2008-11-1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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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아이들 왕국 쟈니즈엔터테인먼트가 소속 연예인에 대한 ‘밀고 당기기’의 확실한 기준과 파워를 다시 한번 자랑했다. 최근 일본의 스포츠전문지를 일제히 장식한 우치 히로키의 컴백 콘서트 소식은 ‘엄격할 때는 엄격하게, 밀어줄 때는 팍팍!’이라는 매니지먼트의 기본 원칙을 새삼 깨우치는 보도였다. 우치 히로키는 다음달 21일 요코하마 아레나를 시작으로 5회에 걸쳐 7만5000여명을 동원하는 솔로 공연을 열고 3년 반 만에 가수 복귀전을 치를 예정이다. 우치 히로키는 인기그룹 ‘뉴스’와 ‘칸쟈니에이트’에 양다리를 걸친 탁월한 외모의 촉망 받는 멤버였다가 2005년 18세의 미성년자 신분에 음주 스캔들을 일으켜 무기한 근신 처분을 받은 주인공이다. 쟈니즈엔터테인먼트가 연애, 결혼을 비롯해 아이들답지 않은 부적절한 사생활에 까칠하게 구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 우치 히로키 역시 한순간의 실수로 인해 연습생인 ‘쥬니어’ 신분으로 강등 당해 오랫동안 자숙의 시간을 가지며 다른 멤버들이 하루가 다르게 반짝반짝 성장하는 과정을 지켜봐야 했다. 그렇다고 영악한 소속사가 이미 소녀들의 큰 지지를 얻은 재능 많은 청년을 용도폐기할 리는 없었다. 우치 히로키의 컴백은 지난해부터 신중하고 착실하게 진도를 내기 시작했다. 일단 그는 지난해 여름 소속사의 선배인 ‘소년대’ 주연의 연극 ‘플레이존’에 출연해 복귀에 시동을 걸었으며 올해 들어 니혼TV 드라마 ‘오센’등에 주연급으로 캐스팅돼 본격적으로 활동을 재개했다. 무대에서 방송으로 단계를 밟아 진행된 컴백 작전이었다. 그러나 소속사 측은 그를 ‘뉴스’와 ‘캰자니에이트’의 멤버로 원상복귀 시키지는 않았다. 우치 히로키가 빠진 멤버 진용으로 두 그룹이 이미 정상의 자리를 잡은 만큼 불필요한 변화와 자극을 주지 않겠다는 생각이었을 것이다. 대신 이번에 솔로 공연을 발진시켜 가수로서 우치 히로키의 가능성을 검증 및 과시하고 파생 상품을 만드는 계기를 기획했다. 소속사 측은 내년 봄 그를 새로운 그룹에 참여시킬 지도 모른다는 둥, 그 때가서야 새 앨범을 발표할 것이라는 둥 ‘티저 예고편’을 슬금슬금 날리고 있다. 이번 콘서트에 대해 소속사 측은 “일종의 테스트로서 공연을 보고 그의 향후 활동 방향을 결정할 생각”이라고 한 번 사고를 친 문제아를 향한 엄한 자세를 풀지 않고 있다. 그러나 규모로 따지면 이번 콘서트는 정상급 가수의 공연에 해당한다. 우치 히로키 브랜드의 재론칭에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는 것이다. 위기관리와 상품가치 극대화에 소속사의 노련한 손맛이 절로 느껴진다. 도쿄 | 조재원 스포츠전문지 연예기자로 활동하다 일본 대중문화에 빠져 일본 유학에 나섰다. 우리와 가까우면서도 어떤 때는 전혀 다른 생각을 가진 일본인들을 대중문화라는 프리즘을 통해 알아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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