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지14년만의케이블채널사전녹화현장에가보니…

입력 2009-04-08 11:3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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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얼마나 대단하기에….’ 7일 오후 8시 서울 상암동 누리꿈스퀘어 공동제작센터에서 Mnet 음악프로그램 ‘엠카운트다운’ 서태지 사전녹화가 진행됐다. 이번 무대는 서태지가 서태지와 아이들 4집 ‘컴백홈’ 이후 14년 만에 케이블채널 프로그램에 출연한 것이기도 하고, 두 번째 싱글의 마지막 사전녹화이기도 했다. 서태지는 8집 두 번째 싱글 ‘아트모스 파트 시크릿’으로 활동하면서 MBC ‘쇼! 음악중심’ SBS ‘인기가요’ 등 음악순위 프로그램에 사전녹화 형태로 출연하고 있다. 그는 사전녹화를 진행하면서 음향, 조명, 효과 등 무대 연출은 물론이고 방송 편집까지 진두지휘한다. 이를 두고 혹자는 유난스럽다고 하고, 다른 가수들에 비해 특혜를 누린다는 비아냥거림도 있다. 그럼에도 서태지는 사전녹화 방식을 유지하고 있다. 그가 왜 사전녹화를 고집하는지, 서태지컴퍼니가 밝힌 대로 완벽한 무대와 노래를 들려주기 위함인지 눈으로 직접 확인했다. 이날 녹화장에는 ‘당첨’된 1200명의 팬들은 원형무대를 둥그렇게 감싸고 있었다. 이른 시간부터 스튜디오를 찾았다는 이들은 녹화 전부터 서태지를 직접 본다는 생각에 한껏 들뜬 모습이었다.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 서태지는 남다른 스케일의 무대를 준비했다. 턴테이블처럼 돌아가는 원형무대, 무대 가운데 하얀 띠로 꾸며진 기둥, 기둥에서 뻗어나온 네 개의 구조물과 화려한 조명, 현란한 영상, 레이저 효과가 어우러지면서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서태지는 ‘엠카운트다운’ 녹화를 위해 무려 열흘 동안 준비했다고 한다. 무대 설치에만 꼬박 하루가 걸렸다. 첫 번째 ‘줄리엣’ 녹화가 끝난 후 ‘버뮤다트라이앵글’을 부르기 위해 무대를 교체하는 것도 1시간이 넘게 걸렸다. 녹화 방식도 달랐다. 곡마다 서태지 밴드의 녹화가 먼저 진행됐고, 이후 서태지가 무대에 올라 각 2번씩 노래를 불렀다. 이날 ‘줄리엣’ ‘버뮤다 트라이앵글’ ‘모아이’ 세 곡을 부른 서태지와 서태지밴드는 모두 9번 녹화한 셈이다. 오후 8시부터 시작된 녹화는 결국 밤 12시까지 진행됐다. 하지만 팬들의 얼굴에는 피곤한 기색이 없었다. 단지 서태지가 이번에는 어떤 무대를 보여줄까, 어떤 말을 할까 기대에 차있는 모습이었다. 팬들이 녹화에 참여하는 매너도 남달랐다. 카메라 불빛이 들어오면 1200명은 일제히 뛰며 환호성을 질렀다. ‘버뮤다 트라이앵글’ 무대에서는 곡 마지막에 검지를 들어 삼각형을 그리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모아이’ 녹화 전에는 노래 전주 부분에 치는 일명 ‘모아이 박수’를 따로 연습하는 열성을 드러냈다. 서태지도 사전녹화를 위해 스튜디오를 찾은 팬들을 향해 남다른 애정을 보였다. 마치 복싱선수가 링에 오르는 것처럼, 팬들과 손바닥을 마주치며 무대에 올랐고 기억 속에 남겨두려는 듯 원형무대를 돌며 팬들의 얼굴을 하나하나 살펴봤다. “니들이 고생이 많다”는 KBS 2TV ‘개그콘서트’ 코너 ‘분장실 강선생님’의 유행어로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모아이’ 녹화가 끝난 후 서태지는 “무대에서 내려가기 싫다”며 몇 번이고 원형무대를 돌며 팬들에게 인사를 건네는 모습이었다. 촬영 스태프들은 녹화가 진행된 4시간 내내 긴장을 늦추지 못했지만 마지막 ‘모아이’ 무대가 끝나자 여기저기서 탄성이 쏟아졌다. 이번 무대를 위해 오랫동안 고생했지만 훌륭한 무대를 만들었다는 생각에 만족해하는 모습이었다. 물론 여기가 끝이 아니다. 서태지를 비롯해 관계자들은 녹화가 끝나자마자 서둘러 이동했다. 목요일 방송에 맞춰 밤새 녹화 영상을 편집해야 하기 때문이다. 얼굴에는 피곤함이 묻어나왔지만 완벽함을 추구하는 서태지의 욕심을 이해하는 관계자들은 웃으며 발길을 돌렸다. 한편 서태지가 14년 만에 케이블채널에 출연한 Mnet ‘엠카운트다운’은 9일 오후 7시 방송되며 ‘줄리엣’과 ‘버뮤다 트라이앵글’만 전파를 탈 예정이다. 스포츠동아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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