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왜?‘최진실유골’도난미스터리

입력 2009-08-17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최진실

“원망도책임도묻지않을테니제발내딸만은돌려주세요”-故최진실어머니
‘돈을 노린 범행? 무속인? 광 팬의 소행?’

누가 어떤 목적으로 고 최진실의 유골함을 훔쳐갔을까.

한 시대를 풍미했던 톱스타의 묘지를 훼손시키고 유골함을 가져간 사건이 벌어지면서 과연 어떤 이유로 이런 범행을 저질렀는지 사람들의 궁금증이 쏠리고 있다.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고 최진실의 주변과 연예계 관계자, 그리고 경찰에서 제기하는 가능성은 크게 3가지로 압축되고 있다.

우선 그녀 생전에도 통제하기 어려울 정도로 극성스러웠던 열성 팬이 일으킨 사건이라는 추정. 이와 함께 유족에게 금전을 요구할 목적으로 꾸민 계획적 절도라는 가정도 나오고 있다. 또 고인의 영적인 힘을 기대하는 일부 무속인의 행동일 것 같다는 추측도 있다.

이 가운데 현재까지 가장 현실적인 추정은 광 팬의 비뚤어진 사랑과 돈을 노린 절도범의 소행이다. 열성 팬이 저지른 범행이란 추측은 최진실 생전의 소속사 관계자에게서 흘러나와 더욱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 관계자는 “통제 불가 수준에 이른 몇몇 열성 팬들이 있었다”고 언급하며 “그들 가운데 누군가 벌인 일은 아닐까란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15일 고 최진실의 경기도 양평군 갑산공원 납골분묘 벽면이 깨진 채 구멍이 뚫려 있다. 누군가 고인의 유골함을 가져간 흔적이 뚜렷하다. 고인의 가족과 팬들의 아픔을 후벼판 듯하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소주병 역시 광 팬의 범행이란 예상에 주요한 단서로 작용하고 있다. 이번 사건을 수사하는 경기도 양평경찰서 측 또한 소주병을 주요 증거물로 삼고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지문 등 정밀 검식를 요청한 상태다.

모종의 보상을 노린 계획적인 절도일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순 없을 듯 하다. 이와 유사한 사례는 일부 재벌가를 중심으로 몇 차례 있어왔다. 99년 L그룹 회장 아버지의 묘지 훼손 사건과 2004년 H그룹 회장 할아버지의 유골 도난 사건이 대표적인 예. 당시 범행을 저지른 이들은 비서실을 통해 거액의 돈을 요구하다 경찰에 덜미를 붙잡혀 실형을 산 바 있다.

유골함을 담보로 한 금품 갈취가 목적이라는 이 같은 주장은 묘소의 두꺼운 화강함을 둔기로 수십 차례 내리친 정황을 근거로 하고 있다. 경찰 역시 이 점 또한 배제할 수 없음을 시사하듯 “전문가의 계획된 범죄일 가능성도 있다”고 언급했다.

고 최진실의 주변에선 무속인의 소행이 아닐까란 의문도 내놓고 있다. 한 측근은 이에 대해 “잘못된 믿음의 차원에서 벌어진 일은 아닐까란 생각이 든다”며 극히 드물지만 “일부 미신적인 이유로 유골을 대상으로 한 일이 과거에도 몇 차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는 점을 그 근거로 들었다.

하지만 어떤 목적이든 간에 이번 사건으로 인해 유족과 팬들은 큰 충격과 슬픔을 겪고 있다. 딸을 먼저 보낸 데 이어 유골함까지 도난당한 최진실의 어머니는 지금 “돌려만 준다면 아무 것도 묻지 않겠다”며 “제발 하늘에서라도 편히 있게 해달라”고 애통해 하고 있다.

전대미문의 이번 사건을 둘러싼 미스터리는 본격적인 수사가 전개되는 이번주를 거치며 해결의 가닥이 잡힐 전망이다.

허민녕 기자 justi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