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면에든故장진영…국화꽃그녀‘레드카펫’밟으며하늘로

입력 2009-09-05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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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카들의 품에 들린 영정사진 속 장진영이 경기도 광주시 분당 스카이캐슬 추모공원에 깔린 마지막 레드카펫을 밟으며 살포시 미소짓고 있다. 어느새 살아돌아와 스크린에 나타날 것만 같은 그녀의 미소가 아름답다. 광주(경기)|임진환 기자

남편김영균씨등유가족들눈물…동료,트로피들고마지막길배웅
“제가 그 자리에 없어도 저를 잊지 마세요…!”

배우로 살다가 배우로 떠났다. 레드카펫에서 가장 빛난 배우 장진영이 마지막 가는 길의 레드카펫 위에서 세상과 이별했다. 이제 영면의 휴식에 들어간 장진영을, 유족과 그의 남편 김영균 씨, 많은 관계자들은 물론 팬들과 세상이 뜨거운 눈물로 환송했다

고 장진영의 영결식이 4일 오전 7시30분 서울 풍납동 아산병원에서 진행됐다. 영결식은 고인의 유족과 남편 김 씨, 친지와 소속사 관계자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독교식으로 치러졌다. 이날 동료 배우 김아중, 한지혜, 김민종, 안재욱, 차태현, 한재석, 오달수, 이현승 감독 등이 참석해 그녀가 가는 길을 마지막까지 함께 했다.

오전 8시30분쯤 발인을 끝낸 고인의 시신은 경기도 성남시 영생관리사업소로 운구돼 화장 절차를 밟았다. 고인의 영정과 위패는 장진영의 조카들이 들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남편 김 씨는 장모 백 모 씨를 부축하며 잠시도 그 곁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장진영의 유골는 경기도 광주시 오포읍 신현리 스카이캐슬 추모공원에 안치됐다. 유가족과 동료들은 그녀를 기리기 위해 레드카펫을 마련했다. 후배 김아중과 한지혜는 장진영이 생전 받은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 트로피를 들고 뒤를 따랐다. 추모공원 앞마당에서 열린 추도식에서는 짧은 묵념으로 고인의 넋을 기렸고, 장진영이 생전 인터뷰한 내용과 유작을 하이라이트 영상으로 보여줬다.

눈길을 끄는 것은 유작인 2007년 드라마 ‘로비스트’ 포스터 촬영차 떠난 미국 맨해튼에서 촬영한 영상 인터뷰였다. 그녀는 “제가 그곳에 없더라도 저를 잊지 말아 주세요. 끊임없이 사랑해주세요”라고 말해 참석자들의 눈물을 자아냈다.

유작 상영을 통해 생전 환하게 웃는 고인의 모습에 장내는 결국 울음바다가 됐다. 평소 고인과 절친했던 안재욱은 추도사에서 “너무 아파 누울 수조차 없었지만, 이젠 편안하게 쉬었으면 좋겠다. 너는 늘 열정적인 친구였고, 내가 네 친구라는 사실이 너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이어진 추도사에서 아버지 장 씨는 “끝까지 딸을 지키지 못한 못난 아비”라며 “딸이었지만 아들 몫까지 한 내 딸 진영아, 이제는 하늘나라에서 편히 쉬고, 그 곳에서 못다한 꿈도 이루길 바란다. 이제는 너를 내 가슴에 묻으려고 한다”며 딸에게 보내는 마지막 편지로 눈물을 흘렸다.

가족과 남편, 동료들과 팬들의 눈물 속에떠나간 장진영. 그녀가 영원한 휴식에 들어간 옆으로 고인의 짧은 생애 속 보람으로 남은 영화상 트로피가 함께 놓였다.

광주(경기)|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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