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삼국지’…韓,中‘인해전술’넘는다

입력 2009-10-06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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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9월 11일에 열린 삼성화재배 32강전의 대국 모습.

삼성화재배월드바둑16강전
‘변화와 도전의 기전’ 제14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16강전과 8강전이 13, 14일 대전시 삼성화재 유성연수원에서 열린다.

세계기전사상 처음으로 ‘더블 일리미네이션’ 시스템을 도입해 32강전을 치른 결과는 한 마디로 ‘강자생존’.

단판 승부의 의외성을 줄이니 결국 올라갈 자가 올라갔다는 얘기이다.

내로라하는 최강자들이 대거 16강에 포진했으니 이번 대회는 그야말로 한중일 바둑 별들의 용쟁호투를 기대할 만하다 하겠다.

더블 일리미네이션 시스템의 최대 수혜국은 중국이다.

32강전에 13명을 출전시킨 중국은 단 세 명만이 탈락했고, 10명의 기사가 16강전에 오르는 ‘인해전술’에 성공했다.

반면 중국보다 많은 15명이 출전한 한국은 5명만이 생존해 중국 대륙풍의 위세를 실감해야 했다. 이렇듯 한국이 중국에 밀리게 된 결정적 이유는 32강전에서 벌어진 한중대결에서 6승 14패로 완패한 탓이다. 3명이 32강전에 나선 일본은 야마시타 게이고 한 명만이 가까스로 16강 문턱을 통과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한국과 중국 5:10의 ‘머릿수 경쟁’은 큰 의미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지금까지 한국기사의 국제대회 우승패턴을 보면 이창호, 이세돌 등 한국의 간판스타들이 중국의 포위망을 혈혈단신으로 뚫고 결승에 진출해 우승컵을 거머쥐는 패턴이 많았다.

비록 1인자 이세돌이 휴직으로 출전하지 않았지만, 이번 대회에서도 이창호, 박영훈, 최철한 등 국제대회 우승경험이 풍부한 고수들이 16강 리스트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어 기대치를 높이고 있다.

16강 대진표 역시 한국에 유리하게 짜여졌다는 평가다.

이창호:딩웨이, 박영훈:왕야오, 송태곤:치우쥔의 상대전적은 모두 한국기사들이 1:0으로 앞선다. 최철한만이 천야오예에게 1:3으로 밀리고 있을 뿐이다. 허영호와 저우허양은 이번이 첫 대결이다.

삼성화재배 감상을 위한 포인트 한 가지 더. 1988년 세계기전의 효시인 후지쯔배가 창설된 이후 지금까지 국제대회 우승자는 한중일을 통틀어 정확히 99명이 배출됐다. 따라서 이번 삼성화재배 우승자는 2억5000만원의 상금과 함께 100번째 국제대회 우승자라는 영예를 얻게 된다.

16강전(13일)과 8강전(14일) 이후 벌어질 준결승(11월), 결승(12월)은 3번기로 치르며, 중국 상하이로 대회장을 옮겨 열릴 예정이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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