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아침·일일드라마, ‘출생의 비밀’ 도배…왜?

입력 2013-06-0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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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MBC

‘최고다 이순신’ ‘백년의 유산’ 등
출생 얽힌 뻔한 스토리 불구 인기
40∼60대 여성층 관심 끌기 수단
“다양성 부족 불구 시청률 때문에…”

지금, 안방극장은 온통 ‘출생의 비밀’이다. 시청자도 덩달아 ‘숨은 가족 찾기’에 빠졌다. ‘다양성의 부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가고 있다.

‘출생의 비밀’이라는 소재는 방송 시간대를 가리지 않는다. 특히 주말, 아침, 일일드라마에 집중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전 연령층 중 TV를 가장 많이 시청하는 것으로 분석된 40∼60대 여성들의 시청 선호도가 높은 편성 시간대이기도 하다.

주말드라마의 경우 KBS 2TV ‘최고다 이순신’, MBC ‘백년의 유산(사진)’과 ‘금 나와라 뚝딱’, SBS ‘원더풀 마마’까지 모두 네 편이 주인공의 출생에 얽힌 엇갈린 이야기를 소재로 하고 있다. KBS 1TV 일일드라마 ‘지성이면 감천’과 2TV 아침드라마 ‘TV소설 삼생이’ 역시 여주인공들의 뒤바뀐 운명과 사랑을 그리고 있다.

다소 뻔한 소재와 진부한 스토리 전개에도 여섯 편 모두 동시간대 높은 시청률을 기록 중이라는 점도 눈길을 모은다. ‘백년의 유산’은 연인 관계인 유진과 이정진이 남매 사이라는 것이 밝혀지면서 1일 방송 시청률이 28.4%까지 상승했다. ‘최고다 이순신’은 이전 같은 채널 주말극들에 비해 저조하지만 20% 후반대의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다. ‘금 나와라 뚝딱’과 ‘지성이면 감천’, ‘삼생이’ 모두 10%대 후반의 시청률로 동시간대 1위를 지키고 있다. MBC 수목드라마 ‘남자가 사랑할 때’ 역시 송승헌과 삼각관계에 놓인 또 다른 남자주인공 연우진이 실제 홍콩 재벌의 아들이라는 장치를 반전의 카드로 공개하면서 시청률 굳히기에 나섰다.

“TV만 켜면 ‘내가 네 엄마고 형이고 누나다’”는 말이 생길 정도로 안방극장에 이 같은 소재가 부쩍 많아진 것은 최근 급격하게 줄어든 젊은층의 TV 시청량과도 관계가 있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 관계자는 2일 “최근 드라마의 시청층을 분석하면 과거에 비해 10∼30대가 상당 부분 이탈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며 “이는 젊은층이 실시간으로 드라마를 보지 않고 DMB, IPTV, 다시보기 서비스 등을 더욱 활발히 이용하고 있음을 증명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40∼60대 여성층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소재인 출생의 비밀, 불륜 등이 드라마에 더욱 많이 등장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KBS 드라마국의 한 관계자는 “내부적으로도 드라마 소재가 너무 한정돼 있고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고정 시청층과 시청률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icky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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