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 사랑 다 잡은 김하늘 “스트레스 없어요”

입력 2016-01-07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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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로영화 ‘나를 잊지 말아요’ 홍보에 한창인 김하늘은 결혼을 두 달 앞둔 예비신부다. 하지만 그에게는 개봉을 기다리는 또 다른 영화 두 편이 있다. 그야말로 김하늘은 ‘일과 사랑’을 모두 잡고 있는 배우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 영화 ‘나를 잊지말아요’ 김하늘

결혼 전 마지막 영화? 오직 극에만 충실
이번엔 내면의 아주 깊은 감정 꺼낸 기분


배우 김하늘(38)은 “요즘 스트레스가 없다”고 했다. 일부러 자랑삼아 꺼낸 말은 아니다. ‘스트레스를 어떻게 푸느냐’는 뻔한 질문에 내놓은 뜻밖의 대답이었다. “스트레스 없다”는 사람을 찾기 어려운 환경 탓일까. 김하늘의 말에 주변 사람들은 동시에 놀라 웃음을 터트렸다.

“스트레스가 꼭 있어야 하는 건 아니지 않느냐”는 김하늘의 말은, 사실 당연하다. 그럼에도 그 말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고 싶어지는 데는 이유가 있다. 3월19일로 예정된 그의 결혼식 때문이다. 일은 물론 사랑까지 쟁취해 “스트레스 없는” 일상을 보내는 듯 보였다. 이런 해석에, 그는 손사래를 쳤다.

멜로영화 ‘나를 잊지 말아요’(감독 이윤정·제작 더블유팩토리)로 돌아온 김하늘은 요즘 ‘결혼 전 마지막 영화’라는 시선을 자주 받고 있다. 영화와 결혼을 연관지어 해석하려는 사람들도 많다.

“영화를 찍을 땐 (곁에)아무도 없는 ‘무(無)’의 상태였다. 영화에 무언가를 대입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오직 영화에 충실했고 그 감정을 표현하려 했다.”

물론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결혼을 두 달여 앞둔 입장. 다시 본 영화는 그에게 어떤 마음을 불러일으켰을까.

“누구에게나 소중한 사람이 있지 않나. 그런 소중한 관계를 생각했다. 사랑하는 사람일지라도 시간이 흐르면 소홀해지고, 편해지고, 긴장감이 조금씩 없어지겠지. 결국 소중한 관계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상대를 얼마나 가치 있게 봐주느냐 아닐까.”

‘나를 잊지 말아요’는 오랜만에 만나는 정통멜로 장르다. 교통사고로 10년간의 기억을 잃은 남자(정우성)와 그 곁에 나타난 여인이 쌓아가는 사랑을 그린다. 예상가능한 평범한 멜로는 아니다. 둘 사이에 놓인 비밀이 하나씩 공개되면서 관객의 감정은 요동친다.

김하늘은 “출연 제의에 진심으로 감사했다”고 돌이켰다.

“‘동갑내기 과외하기’나 ‘그녀를 믿지 마세요’처럼 로맨틱 코미디를 처음 만났을 때 같은 기분이었다. 요즘엔 멜로영화가 거의 없다고 하지 않나. 여배우들의 활약이 적다는 말도 자주 들린다. 그래서인지, 내게 주어진 것들을 더 잘 해내고 싶다.”

사실 김하늘은 ‘멜로 퀸’으로 불리는 드문 여배우다. 영화와 드라마를 넘나들며 그 실력을 증명했다. 그 역시 “사랑의 아픔이나 상처, 극단적인 상황,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까지 많이 표현해왔다”고 했다. 그래도 이번 영화는 좀 달랐다. “내면에, 아주 깊은 감정을 꺼낸 기분”이라고 했다.

결혼을 약속한 김하늘의 연인은 영화를 봤을까. 질문을 던지니 “아직 모르겠어요”라는 아리송한 답을 내놨다. 영화보다 결혼이 주목받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듯했지만 집요하게 다시 물으니 몇 가지 털어놓았다.

“해외 웨딩화보 촬영을 계획하고 있다. 주례나 축가는 아직, 정말, 결정되지 않았다. 물론 크고 작게, 우리끼리 정한 것들이 있지만 어떻게 다 공개하겠나.(웃음) 사실 지금은 영화에 완전히 몰입한 상태라, 계획한 일정이 끝나면 본격적으로 정리할 생각이다.”

결혼한다고 연기에 소홀할 생각은 없어 보였다. 촬영을 마치고 개봉을 준비하는 영화가 이미 두 편이다. 한중합작 ‘메이킹 패밀리’는 곧 중국에서 선보인다. 지난해 여름 촬영한 ‘여교사’도 곧 내놓는다. 김하늘은 특히 ‘여교사’에 거는 기대가 크다.

“적은 예산으로 두 달 동안 촬영했다. 내 분량이 99.9% 정도다. 아주 마르고 피곤해 보여야 했는데 굳이 노력하지 않았다. 실제 내 상태가 그랬으니까. 그렇지만 여성이라면 100% 공감할 수 있는 역할이라 어느 때보다 설렌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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