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배다해 “나도 행복하고 모두 다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입력 2017-01-03 09: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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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다해, 사진=JTM엔터테인먼트

무명의, 혹은 잊혀진 가수가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깜짝 인기를 얻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런 깜짝 인기는 양날의 검이다. 이를 계기로 스타의 반열에 오를 수도 있지만, 반대로 그때의 이미지가 너무 강하게 남아 정작 자신이 하고 싶은, 하고자 하는 음악을 하지 못하고 슬럼프에 빠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배다해는 후자의 경우다. '남자의 자격'에서 청아한 목소리로 부른 '넬라 판타지아'가 큰 화제를 모으며 많은 인기를 모았지만, 이 '넬라 판타지아'의 이미지가 너무 강렬했던 탓에 정작 그녀 자신의 음악 활동에는 독으로 작용해버렸다.

결국 오랜 슬럼프와 방황을 겪어야했던 배다해가 다시 출발선에 서기 위해서는 6년이라는 시간이 걸려야했다.

지난해 '6개의 봄'이라는 곡으로 오랜만에 자신의 목소리를 들려준 배다해는 2016년이 끝나기 이틀전인 12월 30일 신곡 '똑똑똑'을 발표하고 본격적인 컴백활동에 돌입했다.

다시 돌아오기까지 많이 힘들고 가수를 그만둘 생각까지 했다는 배다해였지만, 의외로 밝은 표정으로 그간의 사정을 털어놓았다.

배다해는 먼저 그동안의 근황에 대해 입을 열었다.

배다해는 "그동안 행사도 하고, 뮤지컬도 하고 그렇게 지냈다. 많이 힘들었다. 슬럼프가 있었다. 회사 콘택트를 했는데 잘 맞지 않았다. 시도는 많이 했는데 잘 안됐던 거 같다. 좌절도 많이 했지만, 잘 버텨서 다시 기회를 잡았다. 뮤지컬은 간간히 했지만, 앨범 작업이 잘 안됐다. 그러다가 작년에 10년전부터 같이 한 프로듀서와 '6개의 봄'이라는 음원을 냈다. 그렇게 버티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렇게 오랜 시간 방황을 한 까닭을 묻자 "홀로서기를 하게 됐는데, 회사를 들어가기 힘들었다. 그때는 회사들도 날 어려워했던 거 같다. 이전 회사에서는 '넬라 판타지아'를 넘어야 한다는 얘기를 걸 많이 들었다. 기회가 되지 않아서 다시 뮤지컬을 하다 회사를 찾고 하는 반복이었다. 그러다보니 슬럼프가 왔다. 잊혀지니까 그렇더라"라고 털어놓았다.

배다해, 사진=JTM엔터테인먼트


슬럼프를 극복하기 위해서 필요한 건 결국 마음가짐이었다.

배다해는 "지금은 굳이 '넬라 판타지아'를 넘을 필요가 있나 싶다. 그냥 클래시컬한 거도 하고, 대중적인 음악도 하는 그렇게 폼나는 음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다.

아직도 '남자의 자격'에는 정말 감사하다. 다만 너무 성악적인 모습으로 이슈가 돼서, 많은 사람들이 그걸 넘어서는 곡을 듣고 싶어했던 거 같다. 또 거기에 못 미친다는 말을 많이 들어서 부담을 가졌던 거 같다. 지금은 병행하는 법을 많이 알았다"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또 '복면가왕'의 출연도 그녀가 가수로 돌아오는데 큰 힘을 주었다. 배다해는 "사실 (가수로서 활동을)거의 정리 했었다. 이 길은 내 길이 아닌가 싶어서 마음 내려놓고 있었는데, '복면가왕' 섭외가 들어왔다. 아직 포기하긴 이르다는 메시지 같았고 더 버티라는 신의 선물같은 기분이었다. 그래서 기다렸고 올해 다시 나올 용기를 얻은 거 같다"라고 밝혔다.

이런 우여곡절 끝에 다시 돌아온 가수이기에 이번 활동은 배다해에게 더욱 간절했다.

배다해는 "정말 남다르고 소중하고, 간절하다. 이렇게 앨범을 내고 활동할 거라곤 생각을 못했다. 좌절도 하고 자책도 했는데, 잘 버티다보니까 여기까지 오게 됐다. 훨씬 더 감사하고 절실한 거 같다.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것보다 힘을 내서 다시 시작 할 수 있다고 해줬으면 좋겠다. 앞으로 계속 꾸준히 활동을 하려 한다"라고 절절한 소감을 밝혔다.

가수로서 활동을 다시 시작한 것 자체에 큰 고마움을 느끼고 있는 만큼, 단숨에 큰 인기를 얻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컴백을 한 건 아니다. 배다해는 "단번에 배가 부를 순 없다고 생각이 든다. 물론 단번에 사랑 받을 수 있으면 좋겠지만 힘들 거라 생각한다. 배다해가 잘 버티고 열심히 살다가 다시 한 번 용기를 내서 도전을 했다고 생각해 줬으면 좋겠다. 좋은 시선으로 보지 않는 분도 있겠지만, 그분들까지도 인정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열심히 하려고 하니까 기대했으면 좋겠다"라고 당부했다.

배다해, 사진=JTM엔터테인먼트


간절하게 돌아온 자리이기에 이번 활동에는 솔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음악방송에 출연하는 등 적극적인 활동에 나설 예정이다.

배다해는 "6년 만에 음악방송을 한다. 처음 (바닐라루시로)데뷔할 때 말고 처음 나가는 거다. 솔로로 나가는 건 처음이다"며 "팬들이 연령층이 좀 높다. 4~60대가 있다. 그래도 방송에 응원하러 나온다고 한다. 팬들과 가족같이 지내서 만나서 차도 마시고 밥도 먹고 그런다. 같이 고생했기 때문에 다시 시작하는 분위기다"라고 팬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드러냈다.

또 배다해는 "최종 목표는 다양한 장르를 어우르는 가수가 됐으면 좋겠다. 크로스오버는 자신있다기보다 잘 할 수 있는 음악인 거 같다. 가끔은 사무치는 노래도, 밝고 희망찬 노래도 하고 싶다. 다양한 장르를 할 수 있는 그런 가수가 됐으면 좋겠다"며 "6년동안 내가 헛되게 보내지 않았구나 하는 걸 녹음하며서 느꼈다. 어떻게 표현하겠다는 감성이 예전보다 수월해진 거 같다. 조금씩 배워가고 있고, 그래서 '똑똑똑'의 가사도 쓸 수 있었던 거 같다"라고 다양한 표현이 가능한 가수로 성장하겠다고 다짐했다.

끝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해달라고 하자 배다해는 '행복'에 대해 긴 이야기를 꺼냈다.

배다해는 "새해에는 시국이 안정이 됐으면 좋겠고, 다 행복했으면 좋겠다. 요즘에 사는 게 너무 힘든 거 같다. 같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인생을 좌절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또 내가 그런 분들에게 위로와 감동이 됐으면 좋겠다. 지난 6년간 힘들었다고 하는데, 진짜 역경을 이긴 사람에게는 투정일 수도 있다. 그래도 나라는 사람을 보고 힘을 냈으면 좋겠다. '남자의 자격'을 할 때 제일 행복했던 게, '나를 잃고 살아왔는데 당신 노래를 듣고 위로가 되고 감동이 됐다는 말'을 들었을 때다. 이래서 내가 노래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능력도 힘도 없지만 목소리를 좋은 일에 아름답게 사용해야겠다고 생각한다. 나의 직업이긴 하지만 넓은 비전을 갖고 나아갔으면 좋겠다. 나도 행복하고 다 행복했으면 좋겠다. 내가 약간 박애주의자다. 팬카페 이름도 '배다해의 아름다운 세상'이다. 그만큼 열심히 활동할 계획이다. 그동안 너무 오래 쉬었으니 이제 쉴 틈이 없다. 앞으로 기대해줬으면 좋겠다"라고 모두가 행복한 삶을 기원했다.

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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