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타박수’·‘다이서’·‘옥타각(玉打閣)’, ‘화랑’의 절묘한 전략

입력 2017-01-21 08: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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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드라마 ‘화랑’. 사진제공|오보이프로젝트

KBS 2TV 월화드라마 ‘화랑’이 시대를 초월한 설정으로 재미를 안겨주고 있다.

‘화랑’은 신라시대 화랑들이 사랑과 우정 속에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지만 곳곳에 현재 서울의 분위기를 담아내 눈길을 끈다.

이는 발음과 표기법을 한자와 조합한 제작진의 센스로 덕분에 더욱 두드러진다. 10일 방송한 8회까지 가장 화제를 모은 것은 진골 청춘들의 ‘핫 플레이스’로 등장한 ‘수타박수(手打粕手)’, ‘다이서(多易書)’, ‘옥타각(玉打閣)’이다. 이름만 들어도 해당 업체를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는 커피전문점과 잡화점, 서울 강남의 유명 클럽 이름을 패러디한 표현으로, 극중에서도 지금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게 연출됐다.

제작진은 제작 단계부터 10~20대 시청자를 주요 타깃으로 한 만큼 이들의 공감을 살 수 있는 설정을 구상했다. 극중 신라시대 젊은이들도 지금처럼 자신들만이 즐기는 장소가 존재할 것이라는 설정을 퓨전 사극의 특성에 활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혀 연관성이 없는 명칭보다 시청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본래의 단어 발음을 최대한 살리는 전략을 택했다.

극중 아로(고아라)가 위화공(성동일) 앞에서 ‘불이핑’하는 장면 역시 설명을 잘 해 머리에서 ‘불이 핑’ 돈다는 설명으로 지금의 ‘브리핑’과 같은 의미임을 알려준다. 화랑들의 축국(가죽공을 여럿이 발로 차고 받는 놀이)은 미식축구와 같은 방식으로 즐긴다. 축국이라는 단어 앞에 ‘미식(美飾)’이 붙어 여성만큼 고운 화랑의 외모를 강조하기 위한 표현법을 구사하기도 했다.

드라마 관계자는 “이야기의 흐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설정이라 보는 재미를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아직 공개되지 않은 장면이 많아 찾아보는 재미도 있다”고 밝혔다.

스포츠동아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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