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온’·‘이소소’ 등…‘아무 로맨스 대잔치’ 이젠 안 통해

그야말로 ‘로맨스 지옥’이다. 멜로, 로맨틱 코미디를 전면에 내세운 작품들이 안방극장에서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두고 있다. 보는 사람만 보는 드라마로 전락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로맨스 대전’을 앞세운 월화극 3편은 ‘도토리 키재기’ 같은 시청률. 그중에서도 한예슬, 김지석을 앞세운 MBC 월화드라마 ‘20세기 소년소녀’는 편성 악재까지 겹치면서 시청률 2%대로 주저 앉았다. 역대 최저 시청률인 ‘맨홀’(1.4%)의 전처를 밟을 위기다. (닐슨 코리아, 전국기준, 이하동일)

또 경쟁작 SBS ‘사랑의 온도’는 자체 최저시청률을 써가고 있다. 한때 11.2%로 두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하며 월화극 1위에 올랐던 ‘사랑의 온도’는 5.7%까지 반토막 난 상태.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그나마 월화극 로맨스물 중 상황이 나은 tvN ‘이번 생은 처음이라’는 3%대의 안정적인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다만, ‘로코의 명가’라는 타이틀에 걸맞는 성적이라고 하기에는 아쉬움이 남는 성적이다. 지난해 10주년을 맞아 숱한 화제작을 내놓은 tvN의 로맨스물이라고 하기에는 분명히 아쉬운 부분이다.

수목극도 예외는 아니다. SBS 수목드라마 ‘당신이 잠든 사이에’가 높은 화제성과 달리 비교적 낮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 ‘피노키오’ 등 시청률 보증수표라 불리는 박혜련 작가에 이종석, 배수지 조합만으로도 흥행이 담보되는 듯했지만, 현재 ‘당신이 잠든 사이에’는 시청률 8%대를 기록하고 있다. 애초 목표로 했던 평균 두 자릿수 시청률에 못미치는 수치다.

한 방송관계자는 “아무리 다양한 소재를 사용했더라도 ‘기승전 로맨스’로 흘러가는 이야기 구조에 변화가 없는 한 앞으로 로맨스물이 이전의 인기를 끌기란 쉽지 않다. 시청자들의 눈높이는 이미 높아질 대로 높아졌다. 초반에 시청자를 선점한다고 해도 이를 끌어갈 이야기 구조가 없다면 후반에는 무너지기 쉽다. 결국 요즘 등장하는 로맨스물들은 초반 신선함만 무기로 ‘시청률 장사’를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또 방송관계자 역시 “로맨스물뿐만 아니라 다른 소재의 작품들도 진부한 스토리에 벗어날 때다”라며 “최근 종영된 ‘병원선’만 하더라도 황당한 전개에 감정 호소형 스토리는 시청자들에게 질타를 받았다. 소재에 맞는 전개와 스토리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그 작품은 시청자들에게 외면받는다. 이제 타깃에 맞는 드라마 제작이 필요할 때이다”라고 이야기했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