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사가 “성폭행 당했다”vs트로트 제작자 “합의 하에 관계”
가요계에도 성추문이 확산되고 있다.
8일 방송된 SBS ‘8 뉴스’에서는 한 여성 작사가가 밝힌 성폭력 피해 사실을 최초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197~80년대에 여러 히트곡을 써낸 작사가 이모 씨에게 2014년 겨울은 악몽이었다. 함께 음반 작업을 하던 제작자 A 씨에게 수차례 성추행을 당했고, 급기야 사무실에서 성폭행까지 당했다고.
이 씨는 “내가 소파에 앉아서 TV를 보고 있는데 갑자기 나를 확 밀치더라. 그리고 막 위에 상체를 막 더듬었다”며 사무실에는 둘만 있던 상황이라 도움을 청할 수도 없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A 씨가) 체격이 크고 몸무게가 많이 나가는 입장에서 그런데 내가 아무리 저항을 해도 막을 수가 없었다”며 끔찍한 피해당하고도 A 씨와 계속 작업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A 씨는 트로트 가수 출신으로 신인 가수의 음반을 잇달아 성공시켜 업계에서 탄탄한 입지를 가진 제작자였다. A 씨에게 일감을 받아야 하는 작사가 이 씨는 힘없는 ‘을’에 불과했다고.
이 씨는 “정신과 치료를 받기 시작했다. 내가, 나 자신에 대한 혐오, 공황장애, 불안장애, 또 수면장애, 우울증. 이것 때문에 견딜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렇게 4년을 참아온 이 씨는 최근 ‘미투 운동’(Me Too Campaign/Me Too Movement, 해시태그로 #MeToo, 자신이 겪었던 성범죄를 고백함으로써 그 심각성을 알리는 캠페인)을 보고 용기를 냈다고. 다른 피해자도 알고 있는 상황에서 앞으로 더는 자신과 같은 피해자가 나와서는 안 된다는 결심이 섰다고 이야기했다.
이 씨는 “내가 이제는 망설일 때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40년 동안 작가 생활을 했는데 이게 끝난다 하더라도”라고 말했다.
사건 이후 이 씨에게 “잠시 정신이 나갔나 본데 무식하게 행동한 거 반성한다”는 문자까지 보냈던 A 씨는 최근 돌변했다. 처음에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하다가 나중에는 합의 아래 이뤄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뒤늦게 문제를 삼는 이 씨가 제정신이 아니라고도 말했다.
A 씨는 “피아노를 치면서 작업하다 보니까 조그만 스킨십이 있고 이러다 보니까. 이게 버릇일 수도 있지 않나. 남자라는 게”라며 이 씨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결국 이 씨와 A 씨 간의 진실공방이 법정공방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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