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1박2일’ 유일용 PD. 사진제공|KBS
새 멤버 영입 고려 실험 가치 충분
안 보면 서운한 프로그램 만들겠다
KBS 2TV ‘1박2일’은 2007년 8월 방송을 시작해 꾸준한 시청률을 기록하며 ‘국민 예능’이란 수식어가 자연스러울 만큼 시청자의 일상을 파고들었다. 연출자 유일용(39) PD는 10년의 세월이 ‘1박2일’을 “기다렸다 보는 건 아니지만 안 보면 서운한 존재”로 만들었다고 했다.
유 PD는 전임 유호진 PD로부터 2년 전 배턴을 건네받았다. “손가락 마디 정도의 여유가 생겼다”는 유 PD는 현재 조심스럽게 변화를 시도하며 ‘1박2일’의 미래를 구상하고 있다.
“촬영, 편집, 시사가 있는 목·금·토·일요일은 거의 못 잔다. 방송 끝나고 집에 가면 ‘내가 지금 뭐하고 사나’ 생각이 들기도 한다. 매주 긴장되는데 적응되면 신기하게도 즐겁다. 이런 설렘이 ‘1박2일’인 것 같다.”
유 PD에게 ‘1박2일의 PD’라는 호칭은 “감사하지만, 무거운 짐”이다. 앞서 연출을 맡았던 나영석 PD, 유호진 PD가 잘 이끌었기에 부담감이 클 수밖에 없었다. 또 이미 ‘국민 예능’ 자리에 오른 프로그램에서 자신의 색깔을 드러내기 위해서는 많은 시청자들로부터 무언의 동의를 얻어야 했다.
유 PD는 “잘 차려진 밥상에 제가 무엇을 더 올릴 수 있을까 고민이 컸다. 잔칫상을 망치진 않을까. 바꾸기보다 기존 분위기를 이어가는 데 집중했다. 지금도 부담은 크다. 제가 그만둘 때까지 비교될 것”이라며 웃었다.
KBS 2TV ‘1박2일’ 유일용 PD. 사진제공|KBS
유일용 PD는 어린시절 “시골 촌놈”으로 살아온 경험을 살려 여행지에서 만나는 사람들과의 관계에 더욱 집중하겠다는 생각이다. 유 PD가 2년 전 ‘1박2일’ 연출을 맡으면서 목표로 삼았던 “인간미가 느껴지는 예능”의 실현이다.
새로운 멤버 영입도 고려 중이다. 유 PD는 “현재 멤버들의 조화를 무너뜨릴 생각은 전혀 없다. ‘형제애’가 우선이다. 7명은 짝수일 때보다 팀 구성이 쉽지 않지만 실험을 해볼 가치는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 PD는 10주년을 맞아 3개의 특집을 준비했지만 한 편은 공개할 수 없다. 김주혁과 함께 멤버들의 여행을 계획했지만 지난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면서 마음에 담아뒀다.
“10년 넘게 방송되다보니 신기해서 보는 분들은 많지 않은 것 같다. 안 보면 서운한 감정? 프로그램 보고 여행을 가고 싶다는 느낌을 받으셨으면 좋겠다. 우리가 방문한 지역이 포털사이트에 검색어로 오르면 더 좋다. 이게 프로그램의 존재 이유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