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방송 된 tvN 토일드라마 ‘라이브(Live)’ 14회에서는 정식 경찰이 되기 전 위기를 맞게 된 한정오(정유미)의 모습이 그려졌다. 성폭행 예고사건 종료 후 학부모와의 만남에서 정오는 예방법에 대한 소신을 밝혔고, 이를 학부모들이 오해하게 되면서 갑작스레 언쟁이 벌어져 긴장감을 자아냈다.
정유미는 짠내 나는 시보생활과 소소한 로맨스, 잊고 싶은 과거사로 인한 눈물연기를 자유롭게 오가며 열연을 펼치고 있다. 돈이 없어 여성용품을 구매하지 못하고 선생님의 눈치를 보는 학생의 손을 꼭 잡아주고 다독이는 그녀의 행동은 그 어떤 말보다도 진심 어린 위로였다.
상투적인 감사 자리에서 직설적인 말투로 실효성 있는 예방법을 토로하지만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상황에 과거 아픔이 겹쳐 보이자 속상한 마음에 한 마디도 지지 않으려는 모습은 보는 이들의 마음까지 애잔하게 만들었다.
정유미의 3번의 눈물이 시청자들을 뭉클하게 만든 한 회였다. 첫 번째는 억지 사과를 강요 받은 후 옥상에서 염상수(이광수)에게 과거사를 털어 놓으며 “이번엔 내가 옳아.”라고 스스로에 다짐하듯 흘린 눈물이었다. 두 번째는 호감을 나누던 최명호(신동욱)의 “괜찮은 거지?”라는 말에 대한 서운함과 무너지고 싶지 않은 마음이 담긴 오기의 눈물이었다.
마지막은 자신을 위해 울어주는 상수를 향한 고마움과 12년간 홀로 끌어안고 살아온 상처를 모두 꺼내 보인 것에 대한 시원함을 담은 눈물까지 정유미는 같은 눈물 속에 각기 다른 세 가지의 의미를 표현해내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회를 거듭 할수록 더욱 깊어지는 연기는 배우 정유미의 진면목을 톡톡히 보여주고 있다. 극 초반 안정적인 직장에 대한 열망, 여자도 승진 되는 현실적 조건에 끌리는 오기로 똘똘 뭉친 악바리에서 후반으로 갈수록 피해자에게 절실히 공감하고 진심을 다해 위로를 전하는 경찰의 모습으로 한층 더 깊어진 울림을 선사하고 있다.
한 작품 안에서 다채롭게 변화하는 캐릭터를 설득력 있게 전달 할 수 있었던 것은 정유미의 디테일한 캐릭터 분석과 탄탄한 연기 내공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이다.
‘라이브(Live)’는 이제 종영까지 단 4회만을 남겨두고 있다. 매 회 일상의 희로애락 속 쉼 없는 삶의 소용돌이 휘말리며 성장하고 있는 정유미가 남은 이야기를 통해 어떤 묵직한 감동을 선사할지 많은 이들의 기대를 불러 모으고 있다.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