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이슈] 이재명 vs ‘그알’, 끝나지 않은 논쟁…통화 전체 공개되나

입력 2018-08-01 17: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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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은 끝났지만 논쟁은 끝나지 않았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와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서로에게 이의 제기하며 첨예하게 대립 중이다.

지난달 21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 1130회에는 ‘조폭과 권력 - 파타야 살인사건, 그 후 1년’이라는 주제로 파타야 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의 배후를 추적하는 과정이 담겼다.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파타자 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 김모 씨가 경기도 성남 최대 조직폭력집단인 국제마피아파의 조직원이라고 밝히면서 국제마피아파 출신 조폭과 정치권의 연결고리에 의혹을 제기했다. 이들이 지목한 연결고리는 이재명 지사였다. ‘그것이 알고 싶다’는 이재명 지사가 과거 인권 변호사로 일하던 시절 국제마피아파 수십명이 검거된 사건에서 피고인 2명의 변론을 맡은 것을 보도했다. 더불어 이 지사가 성남시장으로 있던 시기 국제마피아파 조직원이 이끄는 민간단체 코마 트레이드가 적법한 절차를 밟지 않은 채 성남시에서 중소기업인상을 수상한 이력을 폭로하기도 했다.

이재명 지사는 ‘그것이 알고 싶다’가 방송되기 ‘전에’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이의를 제기했다. 이 지사는 “범죄 집단이 모습을 숨긴 채 정치권에 접근하고, 구성원이 지지자라며 접근하거나 봉사단체 사회공헌기업으로 포장해 활동하면, 정치인이 피하기는 고사하고 구별조차 불가능하다. 그런데 이 점을 악용해 수많은 정치인 중 이재명을 골라 이재명과 관련된 수십 년 간의 수만 가지 조각들 중에 몇 개를 짜깁기해 조폭정치인으로 만들고 있다”고 반박했다.

과거 변론을 맡은 것과 관련해서는 “당시 사무실에 와서 ‘조폭이 아닌데 억울하게 구속됐다’며 무죄변론을 요청했다”며 “이 사건은 20년간 수천의 수임사건 중 하나일 뿐이고, 수임료가 소액이며 무죄변론 사건이었다는 점은 무시하고, 오로지 ‘인권변호사가 조폭사건을 수임했다’는 점만 부각했다”고 지적했다. 조폭 연루설을 여러 차례 부인하고 반박한 이재명은 “조폭이나 그의 가족도 아니고, 조폭이 만든 회사에 일했던 직원이 그 회사를 그만둔 후 성남시에 취업하거나 그의 부인이 성남시 산하 기관에 취업한 것까지 문제 삼아 ‘조폭연루’를 주장하면 조폭연루 아닌 사람이 대체 얼마나 될지 궁금하다”며 “이러다가는 이재명 측근 인사 중 ‘조직원과 동향이거나 같은 직장에서 일한 적 있거나 조직원과 안면 있는 사람’까지 찾아내 조폭연루 근거라 하지 않을까 걱정할 처지”라고 받아쳤다.


‘그것이 알고 싶다’가 가져온 후폭풍은 상상을 초월했다. 이재명을 비롯해 방송과 관련된 인물들이 줄줄이 실시간 검색어에 소환됐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이재명 지사의 의혹을 밝혀달라는 청원이 게재됐고 12만 명이상이 이에 동의했다.

이재명 지사는 ‘그것이 알고 싶다’의 보도 내용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내용증명서를 발송했다고 밝혔다. 1일에는 두 번째 내용증명서를 발송했다면서 “객관적인 사실 관계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채 객관적인 사실과는 명백히 다른 내용을 방송했다. 방송 오류에 대한 빠른 답변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도 즉각적으로 입장을 밝혔다. 제작진은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두 번의 내용증명으로 언급한 의견은, 공익적 목적 아래 충분한 취재, 조사와 확인 과정을 거쳐 보도했다. 아울러, 본 프로그램은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반론을 방송에 내용과 분량 면에서 모두 공정하고 균형 있게 반영했습니다. 이와 관련한 후속 취재 역시 진행 중임을 알려드린다”고 설명했다.

제작진은 이재명 지사가 “통화 내용 중 일부만을 발췌해, 이 지사의 공정방송 요청을 희화화하고 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4차례에 걸친 2시간 39분의 전체 통화 녹음 가운데 핵심 내용만 발췌해 방송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체 통화 녹음을 ‘그것이 알고 싶다’ 홈페이지와 공식 SNS에 공개하는데 동의해 줄 것을 이재명 지사에게 요청했다. 제작진은 “통화 당시 촬영 영상 원본까지 공개할 용의가 있다. 이재명 지사가 담당 PD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 전체도 공개하는데 동의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지사는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의 제안에 응할까. 이들이 2시간 39분 동안 나눈 통화 녹음 전체가 공개된다면 2차 후폭풍이 예상된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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