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 현장] ‘거장’ 사카모토 류이치, 애니메이션 음악에 도전하다(종합)

입력 2018-10-06 17:16: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BIFF 현장] ‘거장’ 사카모토 류이치, 애니메이션 음악에 도전하다(종합)

사카모토 류이치 감독이 애니메이션 영화 음악에 도전했다. 특히 이번 영화는 한국, 일본, 중국이 함께 참여해 더욱 의미를 더한 작품이기에 눈길을 끌었다. 영화 ‘안녕, 티라노: 영원히 함께’를 통해 부산을 찾은 사카모토 류이치 감독은 태풍에 대해서도 센스 있는 답변을 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이번 작품을 통해 현 사회에 대한 메시지를 시사하기도 했다.

6일 오후 부산시 해운대구 그랜드호텔 스카이홀에서는 영화 ‘안녕, 티라노: 영원히 함께’ 기자회견이 개최됐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시즈노 코분 감독과 사카모토 류이치 음악감독, 에구치 마리스케 작화감독, 강상욱 프로듀서가 참석했다.

이날 사카모토 류이치는 “어제 이 작품이 완성된 걸 처음으로 봤다. 모든 게 완성된 걸 어제 처음 봤다. 보기 전 음악을 만들 때는 대사도 없는 상황에서 작업을 해서, 모든 것을 상상해서 작업해야 했고, 그래서 힘든 작업이었다”고 ‘안녕, 티라노: 영원히 함께’ 작업 비회를 전했다.

이어 그는 “어제 상영을 하면서 많은 아이들이 보러 온 것을 보았다. 부모님까지 와서 폭 넓은 세대가 와서 보게 됐다.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그런 음악을 만든다는 것은 큰 도전이라고 할 수 있었다”며 “직업이 음악인이다 보니, 음악에만 신경이 쓰였다. 근데 야외 상영이라 음악이 잘 안 들려서 아쉬웠다. 하지만 비가 오고 폭풍우가 쳤는데, 어제 태풍이 다가오고 있어서, 동시에 비바람이 몰아쳤다. 그래서 영화인지 현실인지 구분이 안 갔다. 그런 재밌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 사카모토 류이치는 이번 작품에 참여하게 된 이유에 대해 “몇 가지 이유가 있었다. 한국, 일본, 중국 공동 제작이라서 매력적이라고 생각해 참가할 의의가 있다고 생각했다. 이 프로젝트를 만드시는 분들을 만났을 때 이 프로젝트를 만드신 강상욱 프로듀서의 열정이 있었다. 평소에 영화를 좋아하기 때문에 애니메이션이나 실사나 재밌으면 가리지 않고 보고 있는 편이다”라고 설명했다.


사카모토 류이치 음악감독은 개막 당시 언급됐던 한반도의 평화, 그리고 이번 한중일 합작에 의의를 두는 것에 대해 묻는 질문에 “내 음악이나 내가 하는 행동을 통해 사회에 영향을 주려고 생각하고 있지는 않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에 있어서, 가능한 범위 안에서는 국경을 정하고 싶지 않다. 내가 생각하는 것을 실천하고 있는 것뿐이지, 남이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대해서는 흥미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또 그는 “이번 작품의 내용에는 서로 다른 종족의 싸움이 많이 나온다. 이 원작 그림책 자체에 그런 테마가 들어있다. ‘영원히 함께’라는 책을 바탕으로 메인으로 만들었다. 종족 간의 차이, 거기에서 나타나는 애정과 다툼이 강하게 포함된 것이 많다. 여러 나라에서도 분쟁이 있다. 우리도 무언가 스스로 행동함으로써 트러블을 해소하기를 바란다. 앞으로의 밝은 미래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기대해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이번 영화의 의의에 대해 언급했다.

사카모토 류이치는 이번 영화의 음악을 맡으면서 느낀 힘든 점에 대해서는 “음악도 개인의 개성도 잘 드러내고 싶다고 생각한다. 많은 관객층이 보아야하기 때문에, 이번 작품에서도 어려운 도전이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내가 음악을 만듦에 있어서는, 실사 음악보다 애니메이션 음악을 만드는 게 더 어려웠다. 지금까지는 꽤 오래도록 이런 애니메이션 작업은 피했는데, 이번에는 피하지 못하고 하게 돼버렸다”고 설명했다.

강성욱 프로듀서는 이번 작품에 대해 “사카모토 류이치는 나에게 있어서는 위인전에 나오시는 분이었다. 방법이 없었는데, 거짓말처럼 일을 하게 됐다. 어떤 노하우가 있는 게 아니라, 운이 좋아서 잘 맞아 떨어져서 이런 작품을 만들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사카모토 류이치는 지난 4일 개막식에서 영화 주제곡과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로렌스’를 선곡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천 곡 이상의 곡을 만들었는데 ‘전장의 메리 크리스마스’의 곡만큼이나 알려진 곡들이 많이 없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연주를 했어야 해서, 많이 모르는 곡을 연주하면 반응이 없을 것 같아서 그 곡을 선택했다”라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사카모토 류이치는 첫 부산 방문에 대해 “처음으로 부산에 오게 됐다. 여러 곳을 가보지는 못했지만, 근대적으로 발전했다는 것에 대해 놀랐다. 여러 영화제이지만, 레드카펫 길이에 있어서는 세계 최고인 것 같다. 스타들도 많이 오시는데, 내가 영화 속에서 보던 얼굴들이 나와 함께 앉아있는 것을 보고 놀랐다. 또 ‘남한산성’의 배우들과 감독님도 만나게 돼 좋았다”고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또 그는 “내가 너무 팬인 김태리가 안와서 너무 안타까웠다”고 말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안녕, 티라노’는 말할 수 없는 비밀을 간직한 ‘티라노’와 언젠가는 하늘을 날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갖고 살아가는 ‘프논’이 ‘천국’을 찾아 떠나는 여정을 담은 희망, 그리고 사랑에 관한 이야기이다. 오는 2019년 개봉될 예정이다.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의 개막작은 윤재호 감독의 ‘뷰티풀 데이즈’다. ‘뷰티풀 데이즈’는 한 탈북 여성이 겪는 스산한 삶을 그린다. 중국을 거쳐 한국으로 건너온 여성의 차마 밝힐 수 없는 비밀스러운 사연을 그린다.

폐막작은 원화평 감독의 ‘엽문 외전’이 선정됐다. ‘엽문 외전’은 엽문에게 패배한 뒤 영춘권을 잊고 평범한 소시민으로 살아가던 장천지가 예상치 못한 사건으로 암흑 조직간의 싸움에 휘말리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한편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는 10월4일부터 13일까지 열흘간 부산 영화의 전당을 비롯해 부산 5개 극장 30개 스크린에서 상영될 예정이다. 이번 영화제에는 79개국 323편의 초청작이 상영된다.

동아닷컴 최윤나 기자 yyynn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