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고두심 “47년 만에 첫 예능, 떨리지만 행복해요”

입력 2019-07-03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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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자 고두심이 채널A ‘위대한 수제자’를 통해 데뷔 후 첫 예능프로그램 진행에 나섰다. 그는 촬영 소감으로 “떨리지만 재미있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 채널A 예능 프로그램 ‘위대한 수제자’ MC 맡은 고두심

대본이 없으니 혹여 실수할까봐 조심
지역고수 요리에 열정이 저절로 생겨
또 다른 도전? 불 같은 사랑도 해봐야죠
김혜자·김영옥 대단…후배들에 귀감


“아이고, 아직도 촬영장 오면 떨려요. 하하하!”

연기자 고두심(68)은 지난달 12일 시작한 채널A ‘위대한 수제자’로 데뷔 47년 만에 예능프로그램 MC란 수식어를 얻었다. 스스로도 “신기하다”며 수줍은 웃음을 터뜨린다. 설레는 눈빛으로 세트를 휘 돌아보기도 했다. 이번만큼은 ‘국민엄마’가 아니라 1개월 차 ‘예능 새내기’다. 새로운 분야에 뛰어든 고두심을 지난달 26일 서울시 마포구 상암 DDMC에서 만났다.


● “예능프로그램 진행 체질? 내가 뭘 잘해∼”

‘위대한 수제자’는 이연복·정호영 등 양·중·일식 셰프들이 한식을 배워 식당을 여는 과정을 담는 프로그램이다. 고두심은 그들의 모습을 시청자에게 전해주는 ‘가교’ 역할을 한다. 직접 식당으로 출동해 요리를 맛보기도 한다. 그야말로 “색다른 경험”의 연속이다.

“출연 제안을 받고는 ‘잘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하지만 언젠가는 연기에 도움이 될 것이란 확신으로 받아들였다. 1995년에 서울가정법원 가사조정위원을 한 것도 비슷한 이유에서였다. ‘위대한 수제자’는 무엇보다 특히 음식이 주제인 만큼 부엌을 자주 드나드는 엄마 캐릭터를 표현할 때 좋은 영향을 줄 것이란 기대가 들었다.”

고두심은 작은 것도 허투루 하는 법 없는 셰프들의 ‘요리 열정’에 금세 빠져들었다. “그들이 각 지역 요리 고수들에게 한식을 배우며 야단맞는 장면을 보는 재미도 꽤 쏠쏠하다”며 까르르 웃는다. 벌써 예능프로그램에 적응한 것 같다는 말에 “아직 긴장을 다 놓은 건 아니다”며 손을 내젓는다.

“대사를 숙지하고 인물을 만들어가는 연기와는 다르게 예능프로그램은 순발력이 번득여야 한다. ‘대본’이 없다보니 혹여나 실수할까 조심스럽기도 하다. 그런 상황 속에서 파트너인 개그맨 김준현은 참 든든한 존재다. 진행도, 맛도 참 잘 아는 친구다. 사실 그가 옆에 앉을 거라 해서 안심하고 진행자 자리에 앉게 된 것도 있다. 주변 반응? ‘잘한다’고 말해주는데 내가 뭘 잘해!(웃음) 그저 격려 차원이라 믿고 최선을 다해 임하고 있다.”

연기자 고두심(왼쪽). 사진제공|채널A


● “순리 따랐더니 지금의 ‘고두심’ 됐죠”

고두심은 “내가 예능프로그램에 나간다고 하니 다 의아해하더라”며 쑥스러워했다. 47년 연기 외길을 쉼 없이 달려온 덕분이다. 이를 듣자 스스로도 “어떻게 그렇게 해왔을까 싶다”며 신기해한다. 비결로 단번에 “부모님이 물려준 체력과 대중의 사랑”을 꼽았다.

“사실 나는 ‘도전’ 같은 단어와는 관련 없는 삶을 살아왔다. 순리대로 살았다고나 할까. 지금껏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 하자는 생각 하나로 달려왔다. 연기자이기 때문에 나보다 연출자의 시선에 맞춰 연기를 펼치기 위해 온 노력을 쏟았다. 그런 나를 보고 독특함이 없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물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랬기 때문에 오늘날의 고두심이 만들어졌다고 믿는다.”

앞으로 활동에 있어서도 그 마음은 변하지 않을 터이다. “극중 인물에 어떻게 더 가깝게 다가갈지”에 대한 것 말고는 고민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연기자의 꿈을 이룬 21살 이후 살아온 방식 그대로다.

“해보고 싶은 역할이 있느냐는 질문을 참 많이 받는다. 하지만 늘 대답을 못했다. 물론 불같은 사랑을 하다 죽는 역할은 해본 적이 없어 미련은 좀 있네, 하하하! 하지만 아쉽지 않다. 남편 혹은 자식간의 사랑, 온기가 느껴지고 대범하게 자락을 펼치는 사랑은 다 해봤기 때문이다. 연기자로서 손을 놓기 전까지는 아무리 힘든 상황에서라도 주어진 일을 잘 해내자는 생각뿐이다.”

연기자 고두심.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 “혜자·영옥 언니, 후배들이 닮았으면”

고두심을 필두로 최근 ‘국민엄마’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연기자 김혜자(78)는 5월 백상예술대상을 수상했고, 김영옥(82)은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2’ 등 예능프로그램 활동에 박차를 가한다. 나문희(78)는 2년전 대종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노익장을 과시했다. 고두심은 “그 언니들 참 대단하다”며 엄지를 치켜세운다.

“그분들은 연예계의 좋은 본보기다. 오랫동안 대중의 사랑을 받는 모습을 몸소 보여주니 어린 연기자들도 ‘저렇게 되고 싶다’는 꿈을 가질 수 있지 않나. 후배들이 그 모습을 잘 배웠으면 좋겠다.”

동시에 후배 연기자들을 향해 “미움과 질투를 내려놓으라”는 조언도 잊지 않는다. “미워하는 마음이 연기에 묻어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고두심에겐 예능프로그램 활동부터 마음가짐까지 모든 것이 ‘연기의 발판’이다.

그 또한 연예계 후배들의 ‘귀감’으로 꼽히는 이유다.

● 고두심

▲ 1951년 5월22일생
▲ 1972년 MBC 5기 공채 탤런트 데뷔
▲ 1975년 MBC ‘밀물’·연기대상 신인상
▲ 1985년 한국방송대상 TV연기상(MBC ‘전원일기’)
▲ 1989년 KBS 2TV ‘사랑의 굴레’·연기대상
▲ 1990년 MBC ‘춤추는 가얏고’·‘마당 깊은 집’·연기대상
▲ 1993년 백상예술대상 TV부문 대상·최우수연기상(KBS 2TV ‘남편의 여자’)
▲ 2000년 SBS ‘덕이’·연기대상
▲ 2004년 MBC ‘한강수타령’·연기대상
▲ 2004년 KBS 2TV ’꽃보다 아름다워·연기대상
▲ 2015년 KBS 2TV ‘부탁해요 엄마’·‘별난며느리’·연기대상
▲ 연기대상 최다 수상(6회)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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