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현장] “美친 연기”…‘천문’ 한석규x최민식, 세종과 장영실이 환생한 것 같다 (종합)

입력 2019-12-16 17: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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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과 장영실이 환생이라도 한 듯 하다. 배우 최민식과 한석규가 ‘천문 : 하늘에 묻는다’에서 미친 연기 호흡을 뿜어냈다.

16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영화 ‘천문 : 하늘에 묻는다’ 언론시사회에서는 허진호 감독을 비롯해 배우 최민식, 한석규가 참석했다.

‘천문 : 하늘에 묻는다’는 조선시대 과학의 부흥을 알린 세종과 장영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8월의 크리스마스’, ‘덕혜옹주’ 등을 연출한 허진호 감독의 신작이다. 여기에 우리나라 최고의 연기파인 배우 최민식과 한석규가 합세하며 작품성을 더했다.

1988년 ‘8월의 크리스마스’로 영화계에 등장하자마자 평단과 관객의 극찬과 주목을 받은 허진호 감독은, 이후 ‘봄날은 간다’와 ‘행복’ 등으로 국내 유수 영화제 수상은 물론 세련된 연출력으로 관객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이러한 허진호 감독은 이번엔 세종과 장영실의 이야기를 그린 ‘천문 : 하늘에 묻는다’로 3년 만에 귀환해 기대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역사적 사실에 바탕해 허구의 이야기를 만든 허진호 감독은 “천문학적인 지식이 필요해 자문이 많이 필요했다. 고증과 이과저인 이해가 많이 필요해 공부를 많이 했다. 또 역사적 사실과 영화적인 상상력을 더한 조화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기록에 의하면, 장영실이 만든 안여가 부셔진 이후에 그에 대한 기록이 사라졌다. 그것에 대해 의문이 들었다. 그토록 가까웠던 세종과 장영실인데 갑자기 역사에서 사라진 것에 대해 영화적 상상력을 더해 만들었다”라고 말했다.


최민식은 장영실로 분했다. ‘파이란’, ‘올드보이’, ‘악마를 보았다’, ‘명량’등 다양한 역할로 독보적 존재감을 일으킨 최민식은 조선 최고의 천재 과학자인 장영실을 연기하며 전 세대를 아우르는 깊은 울림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최민식은 “나를 알아주는 사람이 있다는 큰 힘이자 행복이다. 천민이었던 장영실을 가장 높은 왕이 알아준다면, 장영실 본인이 갖고 있는 재능을 발휘할 수 있게 배려해 줬다면, 장영실은 세종을 위해서 죽을 수도 있었을 것 같다”라며 “그 정도로 나를 알아주는 사람에 대한 존경심, 충성심 그리고 애정이 있을 것이다. 세종의 넓은 마음에 있어서 가능했겠지만 임금과 신하의 신분을 망각하며 장영실이 얼마나 자유롭게 놀았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세종께서 한글을 만드실 때 장영실이 아이처럼 질투하는 장면이 있다. 나는 그 장면이 참 좋았다. 임금의 곁에서 자신의 능력을 뽐내고 싶고 도와주고 싶고 곁에 있고 싶은 마음이, 세종을 향한 무한한 애정이 있지 않았을까”라고 덧붙였다.


한석규는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에 이어 8년 만에 다시 세종 역을 맡았다.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인물인 ‘세종’ 역에 분한 한석규는 극 중에서 관노 출신인 장영실의 재능과 천재성을 알아보고 신분에 상관없이 그를 임명하였으며 그의 출신 때문에 반대하는 이들로부터 감싸줄만큼 그를 아낀 인물이다.

한석규는 “‘자네 같은 벗이 있지 않나’라는 대사가 있지 않나. 세종과 장영실의 관계는 같은 꿈을 꾼 친구이다. 내가 ‘뿌리 깊은 나무’에서 세종을 연기할 때 장영실에 대한 언급을 전혀 없었지만 세종에게 친구가 있었다면 장영실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번 ‘천문’을 통해 풀어내서 기쁘다”라고 밝혔다.


특히 최민식과 한석규는 영화 ‘쉬리’ 이후 20년 만에 재회해 화제가 되기도 했었다. 실제 대학 동문으로 30년이 넘은 오랜 친분을 이어오고 있는 두 사람은 서로에게 많은 영향을 줬던 특별한 사이이기도 했다.

허진호 감독은 “나를 알아주는 사람이라는 것과 벗이라는 그게 참 좋았다. 왕과 관노라는 어마어마한 신분의 차이에도 친구가 된다면 어떨지 궁금했다”라며 “또 최민식과 한석규의 우정도 한 몫을 했다. 30년간 한 길을 걸어온 연기자들의 모습이 아름다웠다. 두 사람이 함께 촬영할 때 차마 컷을 못 외쳤던 순간도 있었다. 그걸 보는 게 행복했고 그런 케미가 ‘브로맨스’ 이상의 관계가 나온 것 같다”라고 말했다.

최민식은 “장영실이 처음 세종의 부름을 받고 고개를 들라고 했을 때, 가까이서 용안을 봤을 것 아닌가. 그 마음은 황홀경에 가까웠을 것이다. 사실 처음 그림을 설명하는 장면에서 세종의 눈, 코, 입을 자세히 관찰하는 장면을 촬영한 적이 있는데 과감히 편집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역사물을 만드는 의미는 만드는 사람들의 재해석이라고 생각한다. 세종과 장영실 사이에서 느껴지는 묘한 느낌은 성적인 아닌 성실하게 사랑하는, 흠모하는 마음이라고 생각했다. 그것이 이 영화에서 장영실이 표현해야 하는 주된 목적이라고 생각했다. 이런 의견을 서로 토론한 기억이 많다. 나는 이 결과물에 수용하고 만족한다. 가끔은 이렇게 조심스러울 필요가 있었나 생각하지만 모두의 의견을 수용해야 했다”라고 덧붙였다.


한석규는 역사왜곡에 대해 언급했다. 한석규는 “기록이 진실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역사에 관심이 많은 한 사람이고 연기를 하는 사람으로서 늘 ‘왜’라는 질문을 하게 되고 상상을 하게 된다. 이 두 가지가 이 직업에 굉장히 중요한 요소이다. 역사 왜곡에 대해 많은 분들이 민감하신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기록은 진실이 아니라는 것은 것이다. 한 개인의 역사는 있을 수 있지만 덩어리의 역사는 어떤 게 진실이고 아닌지 알 수 없다. 그 이유는 각자의 생각과 관점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천문’은 실록에 기반한 사실을 가지고 우리의 상상력을 더해 ‘이러한 일이 있지 않았을까?’라는 것에 대한 결과물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뿌리 깊은 나무’에서도 세종을 연기했지만 왜 그 분이 훈민정음, 음악, 단위 그리고 천문학 등에 관해 왜 그토록 끊임없이 관심을 가졌을지 생각해 봤을 때 그 분 역시 상상력이 풍부했던 사람이 아닐까란 생각을 한다. 그것의 출발은 자주적인 생각, 우리의 것에 대한 것을 늘 생각했던 분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천재가 장영실을 만났을 때 얼마나 기뻤을 지 상상을 해본다”라고 덧붙였다.

조선의 하늘과 시간을 만들고자 했던 세종(한석규)과 장영실(최민식)의 숨겨진 이야기를 그린 ‘천문 : 하늘에 묻는다’는 12월 26일 개봉한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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