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예수정이 엄마인 고(故) 정애란 배우를 추억했다.
25일 MBC 창사 60주년 특집 ‘다큐 플렉스-전원일기 2021’ 2부가 방송됐다. 방송에서는 고두심, 박순찬, 조하나가 ‘전원일기’ 가장 큰 어른이었던 고(故) 정애란을 추모하기 위해 떠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박순찬은 캐스팅 비하인드를 공개했다. 박순찬은 “날 ‘전원일기’에 캐스팅한 분이 김한영 감독님이다. 사무실에서 봤는데 갑자기 유인촌 선배님이 남편으로서 어떠냐고 물었다. 나도 처녀고 선배도 총각이었다, 배우한테 감독님이 작품에 대한 얘기를 안 하니까 불쾌했다”며 “내가 ‘부모님께 여쭤봐야 한다’ 했다. 그랬더니 웃으시면서 '전원일기' 둘째 며느리로 캐스팅한다 했다”고 밝혔다. 이어 고두심, 조하나도 각자의 추억을 털어놓으며 재회 소회를 나눴다.
배우들이 정애란을 추억하기 위해 모인 만큼 정애란의 딸 예수정도 출연해 엄마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예수정은 "배우로선 잘 모르겠고 나한텐 엄마다. 늘 솔직담백하셨고 상당히 단단하셨다. 일상의 생활을 굉장히 중요시하던 분이다. 연예인, 스타라는 호칭에 상관없이 삶을 존중하는 분이었다"고 존경심을 드러냈다.
또 정애란이 얼마나 ‘전원일기’에 큰 애정을 갖고 있었는지도 짚었다. 예수정은 “‘전원일기’ 녹화 이틀 전부터 시장을 다녔다. 도시락을 싸시려고 한 거다. 이 나이가 되니 알겠다. 후배들이랑 식사하는 게 얼마나 좋은지. 도시락을 싸 가시면서 소풍가는 것처럼 행복해하셨다”고 이야기했다.
정애란은 폐암 투병 사실까지 숨겨가며 녹화에 임했다. 예수정은 “‘전원일기’ 식구들이 엄마를 따뜻하게 배려해주셨다. 그게 엄마로서는 미안하고 부담이었다”며 “내가 독일에 있었는데 폐암 투병 중인 사실을 나한테도 안 알렸다. 시어머니가 신문에 난 소식을 보고 알려주셨다. 일을 하셔야 하니까 가족들도 모르게 했다. 2박3일씩 입원을 했다가 촬영을 하셨다. 강인하신 분이었다”며 눈물을 훔쳤다.
정애란은 ‘전원일기’ 종영이 다가왔을 때쯤 시야가 흐려져 사물을 분간할 수 없는 수준이었지만 녹화를 강행했다. 오랜 방영기간 만큼 극중 실제 자신의 노화를 시청자들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거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이에 ‘전원일기’가 끝날 때까지 삶이 버텨주는 것이 소원이었다고.
정애란의 연기 열정에 MBC는 2002 ‘연기대상’ 공로상을 수여했다. 극중 호흡을 맞춘 김수미는 “아직도 선생님이 기억난다. ‘이제는 네 밥을 못 먹겠구나’ 하시고 2년 뒤에 돌아가셨다”며 안타까워했다. 정애란은 ‘전원일기’ 종영 3년이 채 지나지 않은 2005년에 별세했다.
고두심은 “늘 할머니의 모습 가슴에 새기면서 우리도 그렇게 살려고 잘 노력하다 가겠다”며 고인을 기렸다.
예수정은 “배경이 가족이고 ‘전원일기’라 다행이다. 우리 자식들이 못해드린 거 ‘전원일기’ 식구 분들이 잘 해주셨다”고 배우들에 감사를 표했다.
동아닷컴 함나얀 기자 nayamy9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25일 MBC 창사 60주년 특집 ‘다큐 플렉스-전원일기 2021’ 2부가 방송됐다. 방송에서는 고두심, 박순찬, 조하나가 ‘전원일기’ 가장 큰 어른이었던 고(故) 정애란을 추모하기 위해 떠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박순찬은 캐스팅 비하인드를 공개했다. 박순찬은 “날 ‘전원일기’에 캐스팅한 분이 김한영 감독님이다. 사무실에서 봤는데 갑자기 유인촌 선배님이 남편으로서 어떠냐고 물었다. 나도 처녀고 선배도 총각이었다, 배우한테 감독님이 작품에 대한 얘기를 안 하니까 불쾌했다”며 “내가 ‘부모님께 여쭤봐야 한다’ 했다. 그랬더니 웃으시면서 '전원일기' 둘째 며느리로 캐스팅한다 했다”고 밝혔다. 이어 고두심, 조하나도 각자의 추억을 털어놓으며 재회 소회를 나눴다.
배우들이 정애란을 추억하기 위해 모인 만큼 정애란의 딸 예수정도 출연해 엄마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예수정은 "배우로선 잘 모르겠고 나한텐 엄마다. 늘 솔직담백하셨고 상당히 단단하셨다. 일상의 생활을 굉장히 중요시하던 분이다. 연예인, 스타라는 호칭에 상관없이 삶을 존중하는 분이었다"고 존경심을 드러냈다.
또 정애란이 얼마나 ‘전원일기’에 큰 애정을 갖고 있었는지도 짚었다. 예수정은 “‘전원일기’ 녹화 이틀 전부터 시장을 다녔다. 도시락을 싸시려고 한 거다. 이 나이가 되니 알겠다. 후배들이랑 식사하는 게 얼마나 좋은지. 도시락을 싸 가시면서 소풍가는 것처럼 행복해하셨다”고 이야기했다.
정애란은 폐암 투병 사실까지 숨겨가며 녹화에 임했다. 예수정은 “‘전원일기’ 식구들이 엄마를 따뜻하게 배려해주셨다. 그게 엄마로서는 미안하고 부담이었다”며 “내가 독일에 있었는데 폐암 투병 중인 사실을 나한테도 안 알렸다. 시어머니가 신문에 난 소식을 보고 알려주셨다. 일을 하셔야 하니까 가족들도 모르게 했다. 2박3일씩 입원을 했다가 촬영을 하셨다. 강인하신 분이었다”며 눈물을 훔쳤다.
정애란은 ‘전원일기’ 종영이 다가왔을 때쯤 시야가 흐려져 사물을 분간할 수 없는 수준이었지만 녹화를 강행했다. 오랜 방영기간 만큼 극중 실제 자신의 노화를 시청자들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거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이에 ‘전원일기’가 끝날 때까지 삶이 버텨주는 것이 소원이었다고.
정애란의 연기 열정에 MBC는 2002 ‘연기대상’ 공로상을 수여했다. 극중 호흡을 맞춘 김수미는 “아직도 선생님이 기억난다. ‘이제는 네 밥을 못 먹겠구나’ 하시고 2년 뒤에 돌아가셨다”며 안타까워했다. 정애란은 ‘전원일기’ 종영 3년이 채 지나지 않은 2005년에 별세했다.
고두심은 “늘 할머니의 모습 가슴에 새기면서 우리도 그렇게 살려고 잘 노력하다 가겠다”며 고인을 기렸다.
예수정은 “배경이 가족이고 ‘전원일기’라 다행이다. 우리 자식들이 못해드린 거 ‘전원일기’ 식구 분들이 잘 해주셨다”고 배우들에 감사를 표했다.
동아닷컴 함나얀 기자 nayamy9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