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브, 터무니없는 ‘반일’ 논란…영상 감독 “이블 큐피드 콘셉트, 다른 의미 無”

이보다 더 황당할 수 없다. 걸그룹 아이브가 뜻밖의 ‘반일’ 논란에 휘말렸다.

아이브는 지난 8일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네 번째 미니 앨범 ‘아이브 시크릿(IVE SECRET)’의 트레일러를 공개했다. 이번 영상은 기존의 밝고 사랑스러운 큐피드 이미지를 과감히 뒤집고 아이브만의 세련된 해석을 담은 ‘이블 큐피드’ 콘셉트로 제작됐다.

아이브는 각기 다른 비밀을 지닌 6인 6색 큐피드로 등장했다. 텀블러를 떨어뜨리고 핑거 크로스를 취하거나 ‘큐피드 가이드북(CUPID’S GUIDEBOOK)‘ 속 숨겨진 리볼버를 꺼내는 등 서늘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영상 중반에는 안유진이 등장해 분위기를 전환했다. 커플들의 다툼을 CCTV로 지켜보던 그는 신속한 응답을 요청하는 기계의 알림을 확인한 뒤 본격적으로 행동에 나섰다. 다른 멤버들 역시 리볼버로 유니콘을 겨냥해 발사하거나 종이학을 태우는 등 순수한 큐피드의 이미지와는 상반된 행보를 보이며 ’이블 큐피드‘의 면모를 드러냈다.

세련된 연출과 독특한 세계관에 글로벌 팬들은 호평을 보냈지만, 일부 누리꾼들은 억지 해석을 제기했다. 영상 공개일인 8일이 일본 나가사키 원폭 투하 하루 전이라는 점, 일본인 멤버 레이가 ‘I’m sorry’가 적힌 의상을 입었다는 점, 일본에서 평화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종이학을 태우는 장면 등을 근거로 ‘반일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왔다. 혐한 성향의 유튜버의 주장도 국내 매체를 통해 보도되며 논란에 불을 지폈다.

하지만 이는 우연의 일치와 오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레이는 과거에도 특별한 의미 없이 ’아임 쏘리‘가 쓰여진 벨트를 착용했다. ’아임 쏘리‘는 캐나다 출신의 유명 포토그래퍼 페트라 콜린스가 론칭한 브랜드로 레이를 비롯해 전소미, 미야오 엘라, 츄 등 핫한 여성 아이돌 멤버들이 착용한 바 있다.

영상 제작을 맡은 뉴이어 측 감독 OUI 역시 자신의 SNS를 통해 논란을 일축했다. 그는 SNS를 통해 “연인들의 사랑을 방해하는 ’이블 큐피드‘ 콘셉트를 표현하기 위해 사랑의 매개체인 종이학을 태우는 연출이 필요했다. 다른 의미는 전혀 없다! Peace”라고 설명했다.

한편, 오는 25일 발매되는 아이브의 미니 4집 ’아이브 시크릿(IVE SECRET)‘은 예측 가능한 서사를 벗어나 숨겨왔던 태도와 입체적인 정체성을 수면 위로 끌어올린 앨범이다. 아이브는 앨범과 함께 타이틀곡 ’XOXZ‘를 발매하고 본격적인 컴백 활동에 돌입한다.

정희연 동아닷컴 기자 shine256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