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륜 포커스] ‘나이’로 보는 주도권 싸움

입력 2018-04-04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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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생 20기 정종진-1989년생 21기 성낙송-1990년생 21기 정하늘(왼쪽부터)

■ 대세 1987 vs 천적 1989 vs 조커 1990

87년생 50연승 정종진 경륜판 주도
89년생 성낙송 등 ‘1987 천적’ 활약
90년생 정하늘·홍의철 기량 상승세

1987년생이 대세를 굳힐 것인가, 아니면 1989·1990년생의 상승세가 힘을 받을 것인가. 선수들의 체력이 좋아지고 과학적인 훈련이 도입되면서 젊은 선수들의 기량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다. 그만큼 경륜 선수들의 주도권 다툼은 한층 더 치열해졌다. 올 시즌은 경륜의 판도가 바뀔 수 있는 격변기로 평가받을 정도로 예측불허의 경쟁이 예상된다.


● 1987년생의 대세 굳히기?

현재 경륜은 1987년생(1988년 1·2월생 포함)들이 주도하는 분위기다. 20기 정종진이 50연승이라는 최다 연승 대기록을 작성하며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고, 세종팀의 수장으로 충청권을 대표하는 21기 황인혁도 데뷔 4년차를 맞아 노련미와 파워를 보강하며 SS(슈퍼 특선)반 입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여기에 지난 시즌 그랑프리 결승 경주에서 낙차한 2015시즌 그랑프리 우승자 박용범도 조만간 복귀할 예정이다. 대구팀의 수장 류재열도 빠른 회복세를 보이며 정상 컨디션을 보여주고 있다. 22기 최강자로 전주팀의 수장을 맡고 있는 최래선과 23기 최강자 강호의 합류도 1987년생 대세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대부분의 경륜 전문가들은 “1987년생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각 팀을 대표하는 수장들이라며 올 시즌 경륜도 1987년생들이 주도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전망한다.


● 천적으로 등장한 1989년생

1987년생 대세론을 위협하고 있는 선수로는 1989년생(1990년 1·2월생 포함)들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21기 성낙송을 꼽을 수 있다. 성낙송은 정종진에게 여러 차례 뼈아픈 패배를 안겨준 선수로 1987년생들에게 유독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통상적으로 경륜 선수들이 절정의 기량을 보이는 나이대가 28세에서 30세라는 점을 감안할 때, 올해 28세인 성낙송은 지난 시즌 보다 더 향상된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20기 윤민우의 상승세도 힘을 보태고 있다. 윤민우는 지난 3월25일 일요일 14경주에서 지역 선배인 이현구와 협공에 나서며 최강자 정종진의 51연승을 좌절시키며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당시 윤민우는 정면 승부에 나서며 당당히 우승을 차지하며 모두를 놀라게 했다. 겨울 동안 강도 높은 훈련을 한 20기 이으뜸도 올 시즌을 기량 향상의 원년으로 삼겠다며 강한 승부욕을 보인다.


● 상승세 1990년생의 추격

수적인 우세를 앞세운 1990년생(1991년 1·2월생 포함)들의 추격도 볼만하다. 1990년생들 중 기량이 가장 우수한 21기 정하늘은 친구 정해민과 함께 동계 훈련에 매진했다. 이미 정하늘은 2017시즌 상반기 국민체육진흥공단이사장배 왕중왕전에서 우승했고, 올 시즌 특선급 훈련지 대항전에서도 동서울팀의 우승을 견인했다. 특히 1990년생들에게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23기 신인들이 대거 합류했다는 점이다. 23기 중 선행력이 뛰어나기로 정평이 난 홍의철을 비롯해 무려 8명의 선수가 1990년생들이다.

‘경륜왕’ 설경석 예상팀장은 “시속이 빠른 요즘 경륜에서 회전력과 기초 체력이 우수한 선수들이 선전을 펼치는 경우가 많다. 예전과 달리 나이 어린 선수들도 과학적인 훈련으로 경륜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이 추세라면 1∼2년 내 1987년생들이 1989년생이나 1990년생들에게 추격을 허용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정용운 기자 sadzo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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