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콜’ 전종서 “에너지 떨어지면 재충전…끊임없이 나에게 물 줄것”

입력 2020-12-02 06:57: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1999년이 주요 배경인 ‘콜’은 서태지의 음악을 적극 활용한다. 주연 전종서는 “감동과 스토리를 갖춘” 서태지의 음악에서 연기 영감을 얻기도 했다고 밝혔다. 사진제공|넷플릭스

넷플릭스 영화 ‘콜’서 미친 연기력 선보인 전종서

스물여덞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마
“센 역할? 악역이라 생각하지 않아
에너지를 잘 표현하는 게 중요할뿐”
기획사와 전속계약을 맺은 지 3일 만이었다. 이창동 감독의 영화 ‘버닝’의 오디션에 나섰다 덜컥 주연 자리를 꿰찼다. 극중 미스터리한 정체로 나서 청춘의 혼돈을 연기했다. 이후 두 번째 무대. 11월27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한 영화 ‘콜’(감독 이충현·제작 용필름)이다. 고작 두 작품만으로 연기자 전종서는 “미친 연기력”의 주인공이 됐다. 11월30일 온라인으로 만난 그에게선 실제로 무언가 단단한 속내가 한껏 풍겨났다. 그건 그의 말대로 “에너지”였다.

과거와 현재의 시간을 넘나들며 이야기를 펼치는 판타지 스릴러 영화 ‘콜’에서 전종서는 1999년의 시간을 살아가는 스물여덟의 여자다. 어떤 상처 때문이었을까? 아무런 죄의식 없이 잔혹한 폭력을 휘두르는 반사회적 인격장애의 무감한 일상에 놓인다. 2020년 오늘의 스물여덟 박신혜와 무선전화기로 교감하지만 결국 운명을 둘러싼 치열한 폭력의 세계로 빠져든다. 이때 그의 눈은 이미 광기마저 남아있지 않은 채 사이코패스의 살의를 역설적으로 드러낸다.

어쩌면 이 같은 역할은 이제 두 번째 캐릭터를 소화해낼 신인으로서는 감당하기 어려웠을지 모른다. ‘버닝’ 속 인물도 만만치 않았음은 물론이다. 전종서는 “두 작품에 많이 쏟아부었다”면서도 “두 캐릭터 모두 세다고들 하지만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단호한 표정을 지었다. 이럴 때도 그는 “에너지”를 떠올렸다.

영화 ‘콜’ 전종서. 사진제공|넷플릭스



“에너지는 가장 중요한 것이라는 생각을 항상 한다. 그것이 전부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늘 자신을 채워야 할 무언가를 찾아 나서는데, “음악을 듣든, 영화를 보든, 옷을 사든, 내가 좋아하는 걸 스스로에게 해주는 방식”이라는데, 어쨌거나 그건 “날 최적화한 상태로 만들어놓는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끊임없이 스스로 물을 주려 한다”는 말, 그것이 바로 “에너지”를 뜻하고 있었다.

전종서는 이어 “에너지는 떨어져도 충전할 수 있는 것”이라고 자신했다. 충전하고 채워서 또 다른 자신의 모습을 내어 보이겠다는 다짐이기도 했다.

하지만 다른 모습이란 특정의 이미지로 규정할 수 없는 것이어서 전종서는 ‘콜’ 속 자신의 캐릭터를 떠올리며 “악역이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영화 속 인물을 착한 역과 나쁜 역으로 나누곤 하지만 모두가 캐릭터인 것이지 악역이다, 아니다 나눌 수 없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결국 영화를 보는 이들을 어떻게 설득할 것이냐 문제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콜’을 본 이들은 이미 극중 전종서에게 설득당했을까. 그의 연기에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는 사실만이 전종서의 말을 뒷받침할 수 있겠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