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스텝은 피했지만…기준금리 3.25% 시대”

입력 2022-11-25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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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사진 | 뉴시스

한은, 사상 첫 6회 연속 기준금리 인상
향후 한·미 금리 역전폭 확대 우려 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올해 마지막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00%에서 3.25%로 0.25%p 올리는 베이비스텝을 단행했다.

4, 5, 7, 8, 10월에 이은 사상 첫 6회 연속 기준금리 인상으로, 2012년 7월 이후 10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게 됐다.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이 아직 심각한 수준인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통계청에 따르면 10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5.7% 오르며 3개월 연속 5%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한국은행의 물가 안정 목표치인 2%의 약 3배에 달하는 수치다.

하지만 당초 시장에서 제기됐던 2연속 빅스텝(기준금리를 한번에 0.5%p 인상)은 단행하지 않았다. 미국의 10월 소비자물가지수가 2월 이후 처음으로 7%대로 떨어지면서,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금리인상 속도 조절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다. 여기에 지난달 빅스텝의 주요 근거가 됐던 환율이 큰 폭으로 하락한 데다, 국내 자금시장 경색이 이어지고 있는 것도 고강도 긴축 기조를 피한 이유로 꼽힌다.

문제는 이번에 베이비스텝에 그치면서 향후 한·미 금리 역전폭이 더 확대된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이 이날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하면서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3.75∼4.0%)와의 격차는 상단이 0.75%p로 좁혀졌지만, 미국 연준이 12월 13, 14일(현지시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빅스텝만 밟아도 연내 한·미 기준금리 금리 차이가 다시 1.25%p로 확대된다.

한·미 금리의 역전차가 커지면 국내 증시와 채권 시장 등에서 더 높은 수익률을 좇아 외국인 자본이 대거 유출되고, 원화 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 또 환율 급등으로 인해 수입 물가가 오르고, 소비자물가가 상승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여기에 상환능력 이상으로 대출을 끌어다 쓴 대출자들의 대출 이자 상환 부담 등 후폭풍도 간과할 수 없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외환부문 리스크 완화와 단기금융시장 위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0.25%p가 적절하다고 판단했고, 이는 모든 금융통화위원의 의견이 일치했다”며 “물가가 목표 수준보다 높은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돼 당분간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갈 필요가 있다. 인상 폭과 속도는 물가상승 지속 정도와 성장 흐름, 주요국 통화정책과 금융안정 상황 등을 점검하면서 판단하겠다”고 했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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