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 미래 세대의 흡연을 원천 차단하는 초강력 규제에 나섰다. 2009년 1월1일 이후 출생자는 평생 합법적으로 담배를 구매할 수 없게 된다.

21일(현지 시간) BBC 등에 따르면 영국 의회는 ‘비흡연 세대(smoke-free generation)’를 만들기 위한 ‘담배·전자담배법’을 통과시켰다. 현재 입법의 마지막 절차인 국왕 승인만 남겨두고 있으며, 승인될 경우 2027년 1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이 법안은 현재 18세인 담배 구매 가능 연령을 해마다 1세씩 높이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올해는 18세부터 담배를 살 수 있지만, 내년에는 19세, 그다음 해에는 20세부터만 구매가 가능해진다.

이렇게 되면 2009년 1월 1일 이후 출생자는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평생 합법적으로 담배를 살 수 없게 된다. 대상에는 일반 담배뿐 아니라 시가와 기타 담배 제품도 포함된다.

연령 제한을 어긴 판매자나 대리 구매자에게는 최대 200파운드(약 39만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법안에는 금연 구역 확대도 포함됐다. 학교와 병원 주변, 놀이터 등 어린이 생활권을 중심으로 야외 금연 구역이 확대되며, 기존 실내 금연 공간에서는 전자담배 사용 규제도 강화된다.

다만 전자담배 자체를 전면 금지하는 것은 아니다. 정부는 청소년 접근을 제한하고 공공장소 사용을 줄이는 방향으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영국에서 흡연은 매년 약 6만4000명의 사망과 40만 건의 입원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가 담배 관련 질환 치료에 지출하는 연간 비용은 약 30억 파운드(약 5조원)에 달한다.

영국 정부는 이번 조치를 “국가 보건에 있어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평가하며 장기적으로 담배 판매 자체를 종식시키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보건 당국은 “예방이 치료보다 낫다”며 이번 정책이 국민 건강 개선과 의료비 부담 완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논란도 적지 않다. 일각에서는 성인의 선택권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과잉 규제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특히 흡연의 근본 원인인 사회·심리적 요인을 해결하지 못한 채 단순히 접근만 차단하는 방식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전자담배 업계 역시 규제가 강화될 경우 전자담배로 전환했던 흡연자들이 다시 일반 담배로 돌아가거나 비공식 시장이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뉴질랜드는 2023년 세계 최고 수준의 담배 금지법을 도입했지만, 정권 교체 이후 1년 만에 이를 폐기한 바 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