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 ‘암전’ 서예지 “드러내지 않은 열망 보여준 작품, 평생 기억 날 것”

입력 2019-08-22 14: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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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별 2013QR3’ 때는 웃긴 연기를 하며 희열을 느꼈다면, ‘암전’은 광기 어린 연기에 희열을 느꼈어요.”

기억이 남는 작품을 묻자 tvN ‘감자별 2013QR3’, ‘구해줘’ 등 이야기를 하던 배우 서예지는 ‘희열’이라는 단어를 선택했다.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웃기는 것도, 무섭게 하는 것도 배우로서는 너무 어려운데 연기를 하거나 모니터를 보며 만족스러울 때는 희열을 느낀다고 했다.

이번 ‘암전’(감독 김진원)에서도 마찬가지였다. 8년째 데뷔를 준비 중인 공포영화 신인 감독 ‘미정’을 맡으며 광기어린 한 사람의 모습을 연기하며 희열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하 서예지와 인터뷰 일문일답>

Q. ‘미정’이란 역할을 택하기 쉽진 않았을 것 같다.

A. 신선한 캐릭터라서 끌렸다. 시나리오를 보고 김진원 감독님을 만났고 공포 마니아로서 자신만의 확고한 생각이 있으시더라. 그래서 감독님을 믿고 결정하게 됐다. 이 영화 자체가 공포물을 좋아하는 감독님의 마음을 많이 담은 작품이기 때문에 감독님 인터뷰를 많이 했다. 질문을 많이 했었다.

Q. 민낯과 주근깨, 그리고 안경까지 외형도 한 번도 보여주지 않은 모습이다.

A. 민낯과 주근깨는 감독님의 생각이었고 내가 안경에 도수를 넣자고 말했다. 원래 눈이 나쁘기도 하고 극 중에 시야가 흐릿해지는 장면이 있어서 연기할 때 도움이 될 것 같았다. 평소에도 렌즈를 끼지 않는다. 시야가 흐릿한 채로 평생을 살아서 잘 안 보이는 게 익숙해진 편이다.

Q. 촬영 기간 중 다리를 다치기도 했다고.

A. 현장에서 다친 것은 아니고 숙소에서 다쳤다. 촬영을 마치고 숙소에서 화장실을 가다가 기력이 없어 넘어졌는데 다행히 머리가 아닌 다리를 다쳤다. 다음 날 촬영을 해야 하는데 귀신이 다리를 찌른 것으로 하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다리를 다쳐 절뚝거려야 하니 차라리 그렇게 하는 편이 자연스러울 것 같았다. 감독님도 동의를 하시고 아픈 다리를 부여잡고 촬영했다. 아픈 척이 아니라 실제로 아파서 그림이 잘 나온 것 같다.

Q. 평소에도 공포물을 좋아하는 편인가.

A. 귀신이 나오는 것보다 스릴러물을 좋아하는 편이다. ‘오펀’, ‘몬스터’, ‘악마를 보았다’ 등 VOD로 소장해놓고 집에서 본다. 최근엔 ‘더 넌’을 봤다. 그 안에서 느껴지는 사람들의 광기, 사회적인 도발 등을 보면서 스릴을 느낀다. 스릴러를 보면 사람들의 심리를 보여주는 것이 많아서 연기적으로 배우는 것도 있다. 심장이 많이 뛴다.

Q. 이번 영화에서 귀신 목소리를 연기하기도 했다.

A. 의도치 않게 귀신 목소리를 내게 됐다. 다른 귀신 목소리를 따라할까봐 다른 작품들을 보진 않았다. 목을 조르면서 목소리를 내기도 하고 쇳소리를 내기도 했다. 일부로 물도 안 마시면서 몇 시간을 귀신 목소리를 냈다.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기괴한 목소리를 내고 싶었는데 감독님이 알아서 잘 골라주신 것 같다.


Q. 실제 폐극장에서도 촬영을 하기도 했다.

A. 겉으로 보기엔 그냥 낡은 건물인데 안으로 들어가니까 무섭긴 했다. 그런데 무서움보다는 공기가 너무 안 좋았고 악취가 심해서 그걸로 더 고생했던 것 같다.(웃음) 목소리가 원래 저음인데 폐극장에서 연기를 하며 먼지를 많이 먹어서 그런지 더 저음이 나기도 했다.

Q. 함께 촬영한 진선규와의 호흡은 어땠나.

A. 남매 같았다. 오빠가 먼저 ‘팬이다’라고 인사해줘서 감동받았다. 시작부터 좋은 영향력을 주고받았다. 촬영장에서 즐겁게 촬영해서 스틸 기사님이 무서운 표정이 하나도 없다고 하시더라. 선규 오빠와 연기를 하며 느낀 것은 ‘이질감이 전혀 없다’는 것이었다. 그냥 ‘재현’으로 보였다. 그게 배우로서 오빠의 큰 장점인 것 같다.

Q. 예전에 전작 촬영 중에 가위에 눌린다고 했었다. 이번에도 그랬나.

A. 매번 가위가 눌린다.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귀신도 봐야 하고 감정을 유지하는 상황에 놓여 있으니까. 가위에 안 눌리려면 빨리 다른 작품에 들어가는 것이다. 굉장한 취미 생활이 있는 것도 아니라서 다음 캐릭터를 만나 해결하는 방법 밖에는 없더라.

Q. 인터뷰에서 ‘집순이’라고 하더라.

A. 집에서 잘 안 나간다. 친구를 두루두루 사귀는 편이 아니라서 친한 친구 몇 명 정도만 있다. 게다가 그들도 다 직장인이라 나와는 스케줄이 맞지 않아 잘 만나지 못한다. 혼자 밖에 나가서 노는 것도 한계가 있어서 거의 집에 있는 편이다. 집에서 영화를 틀어놓고 내린 커피를 마시면서 지낸다. 그러다가 너무 하는 게 없으니까 우연히 천연비누를 만들게 됐다.

Q. 여행은 좋아하지 않는 편인가.

A. 여행은 너무 좋아한다. 작품 끝나면 해외여행을 가고 싶은데 촬영이 끝나면 연달아 홍보 활동도 해야 해서 못 간다. 매일 홈페이지 들어가서 비행기와 호텔만 들여다보고 있다. 때를 자꾸 놓친다. 올해도 ‘암전’ 이후에 ‘양자물리학’을 바로 홍보해야 해서 올해는 여행 계획은 없을 것 같다.

Q. 그만큼 일 욕심이 많은 것처럼 들린다.

A. 일 욕심 많다. 이렇게 못 쉴 바에는 차라리 일을 하자는 주의다. 여유로운 생활도 못 즐기는 편이라 계속 뭘 해야 한다.

Q. ‘암전’은 어떤 작품으로 기억될 것 같나.

A. 드러내지 못한 내 열망을 보여준 작품 같다. 애정이 가고 특별한 작품이다. 내면에서 치열하게 싸워서 더 기억이 될 것 같다. 미정은 ‘암전’ 테이프를 얻었고 나는 인생에서 ‘암전’이라는 영화를 얻은 것 같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킹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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